무더위 꺾여 유해남조류 증식...한강도 9일만에 30배 늘어나
특히 최근 한강의 유해남조류가 9일 만에 30배 가량 급증하는 등 팔당호도 이와 비슷한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주의를 요구했다.
28일 경기도수자원본부 관계자는 “녹조실종의 원인 중 하나로 거론되던 초무더위가 한풀 꺾이면서 오히려 유해남조류가 증식할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지고 있다”면서 “이밖에 일교차 증가, 태풍 등의 변수도 녹조발생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무더위가 지나가면서 30℃에 이르렀던 팔당호의 수온이 25℃ 안팎으로 떨어질 경우 유해남조류가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일교차가 심해질 경우에는, 밤에 기온이 떨어져 팔당호 상부의 수온도 따라서 급격히 차가워지지만 하부는 여전히 따뜻해 비중 차이에 의한 윗물과 아랫물이 바뀌는 대류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팔당호 바닥에 쌓여있던 질소·인 등을 함유하고 있는 노폐물이 대류현상으로 인해 수면으로 상승해 유해남조류의 먹이로 작용, 녹조가 나타날 수 있다.
9월 태풍 등으로 인한 비점오염원의 팔당호 유입도 ‘녹조 시한폭탄’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유해남조류의 먹이인 질소와 인 부족이 현재 팔당호 녹조실종의 원인으로 생각된다”면서 “태풍 등으로 비가 많이 내릴 경우, 산에 쌓인 비점오염원이 팔당호 등으로 유입돼 질소·인의 증가로 녹조가 대량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계 등 전문가들도 녹조증식을 경고했다.
황순진 건국대 보건환경과학 교수는 “2011년 11월말 북한강에 녹조가 발생해 이슈로 떠올랐던 적이 있다”면서 “팔당호의 경우 8월에는 녹조가 피지 않았지만 9~10월 갑자기 나타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강우량이 늘어난 직후, 태풍이 지난 직후 기온이나 물의 흐름 등이 안정화될 때 녹조가 대발생될 것”이라면서 “8월 녹조실종 원인도 파악해야 하지만 녹조 대발생도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좌관 부산카톨릭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지금 같은 상황에서 다음 주면 온도가 내려가고, 강수량이 늘어날 경우 비점오염원이 유입될 것” 이라면서 “인의 증가로 하루아침에 팔당호에 녹조가 급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환경당국은 녹조실종의 원인을 파악하는 한편, 비상경계에 들어섰다.
경기도수자원본부 관계자는 “아직까지 녹조가 나오고 있지 않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태”라면서 “한강유역환경청 등과 함께 팔당호의 녹조 발생에 대해 면밀히 감시하면서 대비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와 환경부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서울 마포구 성산대교 인근 한강의 유해남조류 세포수는 ㎖당 559개였지만 17일에는 1만6천478개로, 9일만에 29.5배가 늘어났다.
마포대교는 130개→2천255개(17.3배), 한강대교는 17개→1천701개(100.1배) 등으로 유해남조류가 급증했다.
김만구·이복진·오정인기자/prime@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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