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하던 일이 발생했다. 보건당국이 6일째 국내에서 발생한 콜레라 환자의 역학조사를 하고 있지만 감염 경로가 파악되지 않은 상태로 막바지 여름철 위생이 비상인 가운데 인천시의 한 모텔에서는 레지오넬라증 환자가 발생하고 시설 내 여러 곳에서 허용범위 이상의 레지오넬라균이 검출돼 보건당국이 사실상 폐쇄조치를 내렸다는 소식이다. 콜레라의 경우 질병관리본부는 현재까지 역학조사 결과를 고려할 때 해수와 해산물이 콜레라균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판단하고 구체적인 감염원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레지오넬라증 환자 발생의 경우 자체가 드문 일은 아니어도 건물 곳곳에서 균이 발견되면서 투숙객 입실 중지 조처를 해 레지오넬라로 영업시설 전체를 폐쇄 조치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한 달전 인천시 소재 모텔에 장기 투숙하던 사람이 레지오넬라증 환자로 신고 밝혀졌고 해당 환자는 투숙 후 몸살 증상과 기침, 가래가 시작되고 호흡곤란 등 폐렴 증상이 발생해 인천의 한 의료기관에서 입원치료를 받았다. 그리고 얼마전 퇴원했지만 해당 모텔에 대해 환경검사를 한 결과 모텔의 물 저장 탱크, 수도꼭지, 샤워기, 각층 객실의 냉·온수에서 레지오넬라균이 확인돼 지금의 상태에 이른 것이다. 알다시피 레지오넬라는 대형시설이나 다중이용시설의 냉방기 냉각수, 목욕탕 등의 오염된 물에 존재하던 균이 에어컨, 샤워기, 호흡기 치료기기 등을 통해 날리는 침 형태로 호흡기를 거쳐 감염된다. 물론 시는 해당 모텔에 레지오넬라균이 허용범위 미만으로 떨어질 때까지 투숙객 입실을 중지할 것을 조치하고 급수시스템을 점검하고 소독을 하도록 했다지만 여전한 긴장감이 필요한 시점이다.

사실상 질병관리본부의 말처럼 숙박시설에서 이번처럼 곳곳에서 레지오넬라균이 퍼진 것은 드문 사례로 광범위하게 오염된 만큼 추가 환자 발생을 막기 위해 이번의 경우처럼 폐쇄조치를 하는 것이 잘 한 것으로 판단된다. 환자의 경우 권태나 심한 두통, 근육통, 허약감, 고열, 오한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마른기침, 복통, 설사 등이 흔히 동반되기도 하지만 가정용 배관시설이나 식료품점 분무기, 온천 등에서 발생하는 에어로졸도 감염원이 돼 보건당국의 관심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번 여름처럼 더운 여름철에 냉각수를 이용해 냉방을 하는 시설이라면 어떤 곳도 안전하지 않은 게 문제다.

면역이 약한 노약자들이 특히 취약해 병원도 주요 감염 장소로 알려지고 요양시설이나 사람이 몰리는 역, 터미널 등에서 환자 발생이 많다는 보고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날씨가 확 꺽여지기는 했어도 여전한 주의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해당 시설이 환자 신고 후 한 달 만에 폐쇄조치가 된 것은 병원이 오염장소로 구분된 탓이 크다. 이 과정에서 병원에 아무런 문제가 없자 모텔에 대해 검사했고 여기서 다양한 환경이 레지오넬라균에 오염된 것을 발견해 사태가 여기에 이르렀다는 얘기다. 이런 레지오넬라증 환자는 매년 수십 명씩 발견되지만, 올해는 특히 예년보다 환자 발생이 급증해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지금부터라도 각 지자체는 다중이용시설의 냉각수·수계시설 관리와 숙박업소의 급수시스템 점검·소독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최상의 해결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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