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의 늑장행정으로 도내 고등학교들의 영양사 추가배치 사업이 수 개월 간 지체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관련, 일선 고교 급식종사자들은 도교육청이 공문 등을 통해 밝힌 약속을 저버리고 있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있다.

28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2식 이상을 학생들에게 배식하는 직영급식 운영 고교들을 대상으로 4월부터 영양사를 추가배치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공문을 지난 3월 하달 했으나 5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영양사 추가배치 약속이 이행되지 않자 해당 고교들의 급식 관련 종사자들은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는 현실을 호소하며 빠른 시행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도내에는 2식 이상 직영급식 운영을 하고 있는 고교는 372곳으로, 근무중인 영양교사는 131명, 영양사는 241명인 상황이다. 고교당 1명의 영양교사나 영양사가 배치돼 있는 셈이다. 이들 영양교사와 영양사는 식단작성부터 식재료 신청·검수, 위생안전작업 관리, 식생활제도 정보제공, 영양상담 등의 업무를 수행중에 있으나 한명의 인원으로는 해당 업무 수행이 어렵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이에따라 도교육청은 지난 3월 영양사 추가배치 공문을 하달하는 과정에서 372개 고교를 대상으로 영양사 추가배치 의견을 조사한 결과 전체의 45%인 167개교가 충원을 희망했다.

그러나 도교육청은 167명 영양사 충원을 위해 경기도교육협력사업 명목으로 편성된 15억 원 중 12억 원의 예산을 집행할 계획이었으나 이행치 않고 있다.

영양사 충원을 약속받은 167개 고교의 급식 종사자들은 5개월여를 넘긴 이날까지 이행이 되지 않자 도교육청의 행정에 대해 비난하고 있다. 영양사가 충원된 일부 학교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들 학교의 경우 학교에서 인건비를 우선 충당하고 차후 도교육청으로부터 지원받을 계획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광명 A고교에서 1천400여명 분의 중식과 440여명 분의 석식 식단을 구성하는 일을 맡고 있는 한 영양교사는 “도교육청의 영양사 충원 약속이 수개월째 미뤄져 피해가 많다. 영양교사 본업 외에 수도, 소방, 전기, 가스, 엘리베이터 등 급식실 건물 관리는 물론 화장실 변기의 이상유무까지 살피고 있다”며 “새학기 전 충원돼야 마땅하다. 도교육청의 행정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수원 B고교 전 영양교사는 “3식을 준비해야 하는 학교 특성 상 정신·육체적 스트레스가 심해 2년 전 유산까지 했다. 충원을 해준다 해서 기대가 많았는데 이행치 않고 있어 실망”이라며 “도교육청의 예산 행정에 분노한다”고 밝혔다.

조광명(더민주·화성4) 경기도의원은 “도교육청이 당초 영양교사에서 영양사로 충원 대상을 바꿈에 따라 예산을 제때 지출하지 못하는 사태를 초래했다”며 “충원대상을 변경, 예산을 편성한 것에 대해 명확히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영양사 고용기간, 지원금 책정 등에 대한 검토작업과 경기도의회에 관련 설명 등을 하는데 시간이 소요됐다. 9월부터 충원에 따른 예산을 집행하는 등 영양사 추가배치 사업을 원활히 진행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신병근기자/bgs@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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