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혀를 내밀 때 혀의 끝이 U 자가 아니고 하트 모양으로 되는 경우는 설소대 단축증을 의심해 보아야 합니다. 설소대는 혀의 아랫면과 입의 바닥을 연결하는 작은 섬유성 조직으로 모든 사람이 갖고 있습니다. 이 부위가 너무 짧아 유아기에 모유수유 등에 문제가 생기는 질환을 설소대 단축증이라고 합니다. 대부분 선천적인 경우가 많지만 드물게는 수술이나 외상에 의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설소대가 짧으면 혀를 길게 내밀지 못하고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어 모유수유를 할 때 아이가 젖꼭지를 깨물어 통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짧은 정도가 심하면 혀 움직임이 원활하지 못해 혀가 윗입술, 윗잇몸, 입천장에 닿아야 소리 나는 ㄹ, ㅅ, ㅆ, ㅈ, ㅊ 등 발음에 어려움을 겪습니다.

진단은 눈으로 보면 쉽게 알 수 있으며 유아에서는 설압자로 혀의 끝부분을 들어 올릴 때 저항감이 느껴지고, 혀를 내밀어도 앞니를 넘어오지 못하고, 내밀 때 혀 등의 중앙이 아치상으로 굽어지게 됩니다. 또한 운동에 의한 설소대의 이상 긴장으로 아래 앞니가 벌어지게 됩니다.

치료는 수술이며 말을 배우기 전에 시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생후 6개월 이전이면 마취 없이 설소대를 잘라주는 과정만으로 시술이 끝나지만, 6개월 이후엔 전신마취 후 설소대를 제거한 뒤 다시 유착되지 않도록 봉합을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일단 말을 다 배우고 나서 발음이 굳어진 다음에 수술을 시행하게 되면 굳어진 발음을 교정하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발음이 이상하다고 해서 무턱대고 수술하는 것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발음은 혀 길이가 아닌 혀의 운동성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설소대 절제술을 받으면 영어의 R과 L 발음이 좋아진다는 이야기는 의학적 근거가 없습니다. 설소대가 매우 짧은 경우를 제외하면 설소대 수술 후 발음이나 혀 짧은 소리가 개선된다고 보기 어려우며 정확한 발음 습득은 나이에 따라 단계적으로 이뤄지므로 특정 발음이 되지 않는다고 성급하게 수술을 결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의학적으로 수술이 필요한 정도로 설소대가 짧은 경우는 상담하러 온 소아 환자 10명 중 1~2명에 불과합니다. 수술의 부작용은 수술 중 침이 흘러나오는 침샘 분비관을 봉합하게 되면 수술 후 봉합 부위에 부종이 생겨 턱 밑 부위가 붓는 증상이 생기기도 합니다. 대개 봉합을 한 두 개 정도 제거하면 호전됩니다.

설소대 수술을 고민하는 것은 비단 유, 소아 뿐만 아니라 발음이 좋지 않은 성인도 설소대 수술을 받기 위해 병원을 찾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혀 짧은 소리를 내거나 발음이 어눌하면 상대방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거나, 신뢰를 얻기 힘들어 사회생활이 불편해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성인의 경우 이미 혀의 움직임이 굳어져 있기 때문에 운동성의 개선이나 발음의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발음의 문제는 전문의 마다 기준이 달라 증상이 같더라도 수술, 단순 경과 관찰, 언어치료 등으로 치료법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비인후과 전문의와 상담 후 치료계획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꼭 수술을 받지 않더라도 언어치료만으로도 발음 교정이 가능합니다. 발성기관 검사를 통해 환자의 발음 및 발성의 문제점을 파악한 뒤 올바른 발음 및 발성 훈련을 시행해 부정확한 발음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박일석 동탄성심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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