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환경 속에서 작은 결혼식을 희망하는 신청자를 중심으로 운영을 계획했던 ‘굿모닝하우스 작은 결혼식’이 당초 취지와는 달리 일반인들의 결혼식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경기도지사 공관을 개조해 조성한 ‘굿모닝하우스’는 예식비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식대가 일반예식장과 큰 차이가 없어 ‘작은 결혼식’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다.

27일 도에 따르면 지난 5월 초 결혼식을 시작한 굿모닝하우스에는 올해 19쌍이 결혼을 했거나 예약이 완료된 상태다.

하지만 올해 결혼한 19쌍 가운데 저소득층 신청자는 단 한 명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굿모닝하우스 작은 결혼식’안내문에만 ‘검소한 예식비용, 어려운 생활여건, 스토리가 있는 경우 우선권 부여’라고 명시돼 있을 뿐 신청양식에는 소득수준을 구분할 수 있는 항목이나 제출서류 등이 전혀 없었다.

접수를 담당하는 부서에서도 현재까지 결혼한 부부들의 소득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가 전무했다.

굿모닝하우스에서 결혼을 희망하는 신청자들에게 기본적인 인적사항과 희망자들이 직접 기재한 사연만 접수받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굿모닝하우스에 하객으로 다녀온 김모(26)씨는 “야외결혼식이라 그런지 이국적이고 호화스럽기까지 했다”면서 “어려운분들이 이용하는 장소라고 보기는 어려웠다”고 말했다.

예식비용도 일반 예식장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없다.

지난 7월 굿모닝하우스에서 결혼식을 진행한 대상자는 출장뷔페를 섭외해 100인 기준 1인당 3만3천 원을 지불했다

수원시내 일반 결혼식장의 경우 대관료 무료에 200인 기준 1인당 3만2천~3만5천 원 선인 점과 비교할 때 별반 차이가 없다.

경기도의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윤재우(더민주·의왕2) 의원은 “리모델링에 20억 원 가까이 사용됐는데 취지에 어긋나게 사용된다면 안 될 일”이라며 “출장뷔페 등 음식값도 조금 더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저소득층의 실질적인 혜택을 위해 상임위 차원에서 논의해 보겠다”고 강조했다.

이와관련 경기도 관계자는 “신청 접수된 사연은 정량화되거나 세부적인 평가 내용은 없지만 장애인이나 저소득층, 탈북자 등을 좀 더 배려하고 있다”면서 “현재까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나 저소득층이 이용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우기자/kplock@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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