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 인해 엮어졌든

타인에 의해 엮어졌든

하늘의 뜻을 알기에 한나절 더 달려

흐르는 시간 따라 함께 가면서

절반은 늘 푸른 의자에 앉아있다.

―푸른의자 중에서― 이귀선



이귀선(58) (사)한국문인협회 평택지부장은 환경과 생태의 위기 상황에서 자연을 시로 노래하며 인간과 자연의 존재 의미를 확인시키는데 골몰하는 시인이다.

온전한 생태계를 추구하는 그녀는 그 종착지를 에코토피아라고 부른다.

이 때문에 꽃과 나무, 흙과 하늘, 바람과 석양…자연은 그녀에겐 최고의 소재이자 의미있는 시어로 재 탄생 시킬 원석 같은 존재들이다.

이 지부장은 인간의 삶을 목적으로 개발과 발전이라는 미명 아래 무분별하게 상처 입힌 자연을 모티브로 생태시라는 색다른 장르를 통해 아름답게 형상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소녀시절 문학에 대한 꿈을 꾸던 그녀가 본격적으로 시를 쓰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94년부터다.

특별히 시문학에 대해 제도적, 절차적 학문의 길을 걸어 오진 않았지만 생활 속 소소한 일들이 그녀에겐 하나하나 시의 주제가 되곤 했다.

특히, 하루 같이 써내려온 일기장은 시인에겐 가장 소중한 자산이자 최고의 애장품이다.

문학예술의 저변 확대를 위한 그녀의 의지는 지난 5월 (사)한국문인협회 평택지부가 주관한 ‘제23회 평택시 초·중·고·시민 백일장’으로 이어졌다.

지난 8월에는 올해로 4회째를 맞은 ‘평택 생태시 문학상 전국 공모전’을 열어, 10월 소사벌 예술제를 통해 당선작을 시상키로 하는 등 온전한생태계를 꿈꾸는 에코토피아 평택을 널리 알렸다.

이 지부장은“백일장을 통해 숨은 문인들을 배출하고 있다“며 “고등학생 수상자는 입상 증명서를 발급해 대학입시 특별전형에 도움을 주고 백일장 수상작을 단행본으로 만들어 그들이 성취감을 맛 볼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자연을 사랑하고 일상의 작은 것들에 감사함을 느낀다는 이 지부장은 최근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 새롭게 눈을 돌리느라 마음이 분주하다.

‘누군가에게 커다란 행복의 원천이 되기를 소망한다’는 그녀는 첫 시집 제목 ‘발효된 침묵’처럼 어르신을 위한 ‘실버 문예반’을 만들어 충분히 발효된 인생 역정을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도록 돕고 싶어 한다.

이귀선 지부장은“오랜 시간 인생을 살아온 어르신들에게 시가 어렵지 않다는 것을 알려 드리고 싶다”며 “시 주제는 가족, 친구, 자연, 일상생활 등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심재용기자/sjr@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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