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평생 두 마리의 개를 키우며 산다고 한다. ‘선입견’과 ‘편견’이다. 사람들은 이 두 마리의 개에 가장 많이 물렸으면서 결코 이 두 마리의 강아지를 분양받길 원치 않는다.

이번 안양권 내 사립유치원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린이와 관련된 곳이라고 하면 가장 정직한 곳으로 여기며 최고로 선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모든 곳이 썩었다고 생각해도 ‘설마 아니겠지’라는 기대감을 지니며 잘못됨에 대한 거부반응을 보인다.

그러나 어린이와 관련된 곳이 ‘맑고 투명한 곳’이라는 것은 역시 선입견이었다.

이달 초·중·고교 급식 비리가 잇달아 적발된 가운데 이번에는 불량 식자재를 쓰거나 지원금을 빼돌린 유치원이 검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수원지검 안양지청은 지난 6월께 7개 기관 26명으로 구성된 부정·불량 식품 합동단속반을 꾸려 안양, 군포, 의왕, 과천 지역의 사립유치원 중 원생 수가 100명 이상인 유치원의 집단급식소 62곳을 점검했다.

이 결과 지방정부가 지원하는 급식지원금을 떼먹거나 불량 식품을 먹이는 등 비리 및 비위 사실 62건을 적발하고 62명(유치원 원장 42명, 영양사 16명, 조리사 2명)을 입건, 15개 유치원에는 행정처분를 내렸다.

급식소 대부분이 취학 전 어린이들이 먹을 음식을 두고 불법을 자행해왔다. 참담하기까지 하다.

곰팡이 핀 김치를 드러난 부분만 떼어내고 먹였는가 하면 유통기한이 1개월 이상 지난 쇠고기 양지머리로 버섯죽을 만들어 먹이기도 했다.

원생이 자신의 자녀였더라도 이런 음식을 먹였을 것인가.

이들은 점검인력 부족으로 평소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점을 악용했다.

지방정부는 식품접객업소 단속에 치중하고 교육청은 전문성과 인력이 부족해 실효성 있는 점검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검찰은 이용자 대부분이 3~7세 사이의 미취학 아동이어서 급식소 운영에 많은 관심과 점검이 이뤄져야하지만 행정인력 부족과 형식적 점검으로 급식소가 단속의 사각지대에 있는 점을 착안해 기획했다.

최근 검찰이 각종 비리에 연루돼 욕을 먹고 있지만 최소한 이번만큼은 검찰의 위상을 높였고 귀감이 되는 사례다.

문제는 이번에 점검한 유치원만의 실상이 아닐 것이다.

다른 지역도 점검해 급식 비리가 적발되는 대로 일벌백계해야 한다.

그것이 아동 건강을 지키는 일이기도 하다. 건강하지 못한 어린이가 건전한 청소년이 되려면 얼마나 많은 몸살이 필요하겠는가?

몸살과 열병을 앓은 청소년이 올바른 젊은이가 돼 나라를 짊어져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부정으로 얼룩진 과정을 겪은 어린이들이 올바르게 클 수 있을까? 이제 우리가 도와줘야 한다. 선입견과 편견에 갇히지 말고 더 엄중해야 한다.

비리 장본인에 대한 형사처벌은 물론, 해당 유치원에 대한 행정처분도 엄중해야 한다.

한 번이라도 급식 비리를 저지르면 유치원 문을 닫게 하는 것은 당연하다. 유치원을 관할하는 교육청과 교육부부터 그 책무를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

정현기자/face003@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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