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힐러리 트럼프 미 대선 2차 토론…언론들 "진흙탕 싸움, 90분 동안 서로 공격만" <사진=AFP 연합>
힐러리 트럼프 미 대선 2차 토론…언론들 "진흙탕 싸움, 90분 동안 서로 공격만"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선 2차 TV토론에 대해 CNN방송이 "가장 추잡한 싸움"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9일 오후 9시(미국 동부시간)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에서 열린 2차 TV토론은 방청객도 자유롭게 질문을 던지는 '타운홀 미팅' 형식으로 진행됐다.

CNN 앵커 앤더슨 쿠퍼와 ABC방송 마사 래대츠 기자가 공동 진행자로 나섰고, 40명의 방청객은 아직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않은 무당층 유권자들 중에서 갤럽에 의해 선정됐다.

토론을 이틀 앞두고 '음담패설 녹음파일'이 공개돼 사면초가에 몰린 트럼프가 클린턴의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성추문 스캔들로 맞불을 예고한 바 있다.

이날 힐러리와 트럼프는 형식적인 악수조차 하지 않고 청중을 향해서만 인사한 후 각자의 자리로 들어가 앉았다.

초반부터 트럼프의 뇌관인 '음담패설 녹음파일'이 터졌다. 트럼프는 "나만큼 여성을 존중하는 사람은 없다. 자랑스럽지는 않지만 그것은 탈의실에서 하는 이야기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그러자 클린턴은 "비디오야말로 트럼프가 어떤 사람인지 정확히 대변해 준다. 여성을 모욕했고, 점수를 매겼고, 수치스럽게 했다"고 공격했다.

이어 트럼프는 예고한 대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성추문을 들춰냈다.

트럼프는 폴라 존스 등 빌 클린턴의 성추문 사건에 연관된 여성 3명이 토론장에 참석한 사실을 전한 뒤 "빌 클린턴은 여성을 공격했고 힐러리는 피해자를 비웃었다"며 "힐러리는 자신을 부끄럽게 여겨야 한다"고 몰아붙였다.

하지만 클린턴은 "그들은 저급하게 가지만, 우리는 고상하게 가자"는 미셸 오바마 여사의 발언을 인용하며 트럼프의 성추문 공격을 깎아내렸다.

두 후보는 청중의 질문에 누가 먼저 답변할지를 놓고서도 티격태격했다.

청중의 "건강보험 비용을 줄일 수 있는 해법이 있느냐"는 질문에 클린턴이 트럼프에게 "먼저 하세요"라고 하자, 트럼프는 "나는 신사다. 당신이 먼저 하세요"라며 넘겼다.

결국 클린턴이 먼저 "보험 혜택을 받는 사람을 늘리고, 혜택의 범위도 90%에서 100%로 끌어올리겠다"고 대답했다.

이어 마이크를 넘겨받은 트럼프는 곧바로 "오바마케어는 재앙과도 같다"고 받아쳤다.

트럼프는 사회자의 진행에도 여러 차례 불만을 쏟아냈다.

진행자에 의해 발언이 끊기자 "힐러리는 대답하게 놔두고 왜 나는 막느냐"고 말했고, "클린턴의 약점인 이메일 스캔들에 대한 질문을 하지 않는다"며 "3대1로 토론을 하고 있다"고 불평하기도 했다.

TV토론이 끝나자 언론의 혹평이 쏟아졌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TV토론 사상 가장 추잡한 토론"이었다고 평가했다.

CNN방송은 "진흙탕 싸움"이라며 "일요일밤 미국 정치가 바뀌었다"고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암울한 토론이었다. 두 사람은 90분 동안 서로에 대해 공격만 했다"고 비판했다.

한편 클린턴 캠프의 선대본부장인 존 포데스타는 토론 직후 CNN방송에 나와 두 후보가 악수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트럼프는 최근 일련의 행동들로 인해 악수라는 존중으로 받을 자격도 없다"고 말했다. 홍지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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