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 전 입양한 6살 딸을 학대하고 살해한 뒤 시신을 불에 태워 훼손한 혐의를 받는 A(47·왼쪽부터)씨, A씨 아내 B(30)씨, 동거인 C(19)양이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고자 4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 남동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연합
다른 가정에 입양된 지 2년 만에 참혹하게 숨진 경기도 포천의 6살 여자아이는 오랜 기간 끔찍한 학대를 받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11일 이 사건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입양딸을 숨지게 한 뒤 시신을 불태운 혐의로 구속된 아버지 A(47)씨와 어머니 B(30)씨, 이 부부와 함께 사는 C(19)씨 등을 살인 및 사체손괴 혐의로 검찰에 송치한다고 발표했다.

경찰 수사결과 A씨 부부 학대는 2014년 9월 D(6)양을 입양한 지 2개월여 만에 시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경찰에서 “딸이 2014년 11월께 이웃 주민에게 나를 친엄마가 아니라고 말해 입양한 것을 후회했고, 가정불화가 계속되자 학대를 시작했다”고 진술했다.

D양은 지난달 29일 경기도 포천의 A씨 부부 아파트에서 온몸을 투명테이프로 묶인 채 17시간 동안 물 한 모금 마시지 못하고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

A씨 부부는 D양이 숨지기 2개월 전부터 식사량을 줄였고 매일 밤 테이프로 손발과 어깨를 묶어 놓고 잠을 재웠다고 진술했다. 또 추석 연휴에도 자신들은 고향에 가면서 D양은 3일간 아파트 작은방 베란다에 묶어 놨던 것으로 드러났다. D양은 3일간 물과 음식을 먹지 못했다.

A씨 부부는 D양이 숨지자 처벌이 두려워 한밤중에 인적이 드문 포천의 야산에서 시신을 불태운 뒤 유골을 부숴 돌로 덮었다. 이후 A씨 부부와 동거인 C씨는 인천 소래포구 축제장으로 이동해 “딸을 잃어버렸다”고 허위 실종신고를 했다가 행적을 추적한 경찰에게 범행이 들통났다.

경찰은 이들이 D양을 숨지게 한 범행에 살인의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적용 죄명을 살인죄로 바꿔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 등으로부터 D양이 심한 학대로 몸이 극히 쇠약해졌고 계속 학대를 받으면 숨질 수도 있다는 점을 예상했다는 자백을 받아냈다”며 “D양이 숨지기 직전 의식을 잃고 쓰러졌을 때 119에 신고하거나 병원 치료를 받으면 아동학대가 밝혀질 것이 두려워 고의로 방치한 사실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울산 계모 학대사건, 고성 아동 암매장 사건 등 판례에서도 병원 치료나 구호 조치를 않지 않은 부분에 대해 살인의 고의성을 인정한 판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라다솜기자/radasom@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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