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공포로 몰아넣은 '광대 괴담'에 유명 햄버거 체인인 맥도날드가 자사의 전매특허인 광대 캐릭터의 노출을 자제하기로 했다.

11일(현지시간) AP 통신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성명을 내어 당분간 광대 캐릭터인 '로널드 맥도날드'를 대중의 눈에 띄지 않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맥도날드는 최근 광대 괴담과 관련한 사회 분위기를 고려할 때 지역 공동체 행사에 '로널드 맥도날드'의 참여 문제를 신중하게 고려해왔다고 덧붙였다.

세계 어디서든 맥도날드 매장 앞에서 손쉽게 찾아볼 수 있는 로널드 맥도날드는 빨간색 머리에 광대 얼굴을 하고 흰색 바탕에 빨간 줄무늬 상의 티셔츠를 입은 캐릭터로 1963년에 처음 등장해 맥도널드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맥도날드는 로널드 맥도날드가 얼마나 자주 행사에 자주 출연했으며 이후 출연 정책이 어떻게 바뀔지는 밝히지 않았다.

광대 분장을 한 사람들이 납치와 살인 행각을 벌인다는 이른바 '광대 괴담'이 올해 여름부터 미국 전역을 휩쓸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급속도로 확산할 때만 해도 지어낸 이야기 수준이었으나, 사우스캐롤라이나 주를 필두로 앨라배마, 버지니아, 플로리다, 콜로라도 주 등 사실상 미국 전역에서 실제 무서운 가면을 쓰고 활보하는 광대들을 목격했다는 신고가 이어지면서 사회 문제로 대두했다.

지난달 말 펜실베이니아 주 랭커스터 카운티에서는 추한 광대 가면을 한 남성들이 주민들에게 부엌칼을 휘두르며 위협하는 장면이 동영상으로 찍히기도 했다.

또 캘리포니아 주 페어필드 경찰서는 자칭 '광대 갱'이라는 광대 폭력배들이 몇몇 학교에서 납치 혹은 살해 협박을 했다고 지역 일간지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소개했다.

플로리다 주 메리언 카운티에서는 어두운 골목길에 광대 복장을 한 괴한이 배회하는 장면이 페이스북에 올라왔고, 광대 출몰 소식에 앨라배마 주 학교는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즉각 휴교 조처를 내리기도 했다.

미국뿐만 아니라 영국과 호주에서도 광대 괴담이 퍼져 현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연합

▲ 추수감사절 행진에 나선 맥도날드 상징 '로널드 맥도날드'. 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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