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포천시 군내면에서 인삼 건강보조식품을 만드는 효림농산영농조합법인은 경상남도 부산에 있는 식품검사기관에 제품의 성분검사를 의뢰하고 있다. 경기북부지역 전체에 식품검사기관이 한곳 뿐이어서 의뢰하면 검사결과를 받기까지 한달 이상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효림농산영농조합법인은 연 60여건의 법정·자체검사를 부산 검사기관에 의뢰하고 있다. 연 30만 원의 운송비도 추가로 부담하고 있다.

#2. 포천시 자작동에서 식품첨가물(살균소독제)를 제조하는 과학영농조합법인은 제품성능 향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기북부지역에 제품개발을 위해 컨설팅이나 조언을 받을 식품검사기관이 없어서다. 현재 생산하는 제품의 성능을 향상시키면 2010년 이후 현재까지 1억~2억 원에 머무르고 있는 연 매출이 10억여 원으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를 도와줄 검사기관이 경기북부지역에는 없다.

경기북부지역에 식품검사기관이 부족해 식품제조·가공업체들이 경기남부와 타 시도로 원정 검사를 받으러 가고 있다.

검사기관 부족으로 경기북부지역 식품업체들은 인력, 시간, 비용 부담과 함께 수출판로 개척, 제품 성능향상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24일 경기대진테크노파크(대진TP)에 따르면 경기도내 식품업체의 30%(1천896개)가 있는 경기북부지역에 식품검사기관은 의정부시 가능동에 위치한 1곳 뿐이다.

경기도 식품업체의 70%(4천346개)가 위치한 경기남부지역에는 검사기관이 14곳(93%)이 있다.

검사기관이 부족하다보니 경기북부지역 식품업체들은 법정 검사와 자체 검사를 받기 위해 경기남부와 서울, 멀리는 경상남도 부산까지 검사를 받으러 가고 있는 실정이다.

대진TP가 포천시 식품제조업체 41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4개(83%) 업체가 원정 검사를 받고 있었다. 포천지역 식품제조업체 중 22개(53.7%) 업체는 서울, 12개(29.3%) 업체는 경기남부, 4개(9.8%) 업체는 대전·대구·부산에서 지역에서 검사를 받고 있다. 의정부 소재 검사기관을 이용하는 업체는 3개(7.3%)에 불과했다.

사정이 이렇자 시간과 비용부담은 물론 경쟁력도 약화되고 있다.

효림농산영농조합법인의 경우 연간 30억 원이상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갖췄지만 현재는 연 8억 원만 생산하고 있다.

해외바이어들이 요구하는 제품의 성분분석을 제때에 제출할 수 없어 판로개척이 어렵기 때문이다.

최재운 효림농산영농조합법인 대표는 “해외에서 구매의뢰가 들어왔는데 옛날 검사결과만 보관하고 있어 판매까지 이뤄지지 못한적이 여러번 있었다”면서 “가까운 곳에 검사기관이 있으면 구매의뢰가 들어올때마다 성분을 분석해 바이어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데 현재로써는 어렵다”고 말했다.

과학영농조합법인은 제품의 성능강화를 위해 자체 연구개발도 시도하고 있지만 전문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채원석 과학영농조합법인 대표는 “분석기관이 멀리있다보니 시료와 분석결과만 주고받는 관계다. 분석기관과 가까이 있는 업체들은 기관과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제품개발에 도움도 많이 받는다”면서 “(경기북부지역에) 분석기관이 없으니까 당연히 경쟁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진TP 관계자는 “식품업체가 검사기관의 분석과 인증을 받는 것은 상품경쟁력과 직결되는 문제다”라면서 “경기북부 식품산업 육성을 위해서 식품검사기관을 마련하는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윤성기자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