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나이임에도 자극적이고 트렌디한 것을 쫓지않고 차분하고 클래식한 안목을 지닌 딸의 작품에서 많이 배워요.”

회화작가인 엄마를 따라 놀이터보다 미술관을 더 많이 찾았던 권보민(곡정고1) 양이 초등학생 시절부터 지금까지 작업해 온 회화, 캘리그라피, 사진 작품을 처음 세상에 내보인다.

딸의 생애 첫 전시회를 위해 문민정 작가도 그간 공개된 적 없던 초기의 일상 드로잉 작품을 전시한다. 27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문민정 작가와 권보민 양의 모녀전 ‘TIMELINE’展이 행궁마을커뮤니티아트센터 전시장에서 개최된다.

성장을 상징하는 ‘빈 의자’를 주 소재로 구두, 신발 등을 배치한 감각적인 꼴라주를 선보여 온 문민정 작가는 “타이틀인 타임라인이 뜻하는 것처럼 보민이가 유치원 시절 미술과제로 그린 연필화부터 수채화, 캘리그라피, 점묘화, 도자기, 사진까지 성장과정을 따라 창작한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연도별로 전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특별한 치마 한 벌도 함께 전시된다. 어느 전시회를 통해 영감을 받은 보민양이 의상 스케치를 구상했고, 우연히 동대문 원단시장에서 스케치와 비슷한 원단을 발견한 문 작가가 치마를 재봉했다.

미술학원 한번 다닌 적 없는 보민양은 문 작가의 예술적 영감을 타고난 듯 어린 나이에도 여러 장르에서 두각을 보였다. 하지만 고집스러운 면이 있어 문 작가에게 작품에 대한 조언을 구한 적은 없다. 오히려 엄마인 문 작가는 완성을 앞둔 작품을 두고 종종 보민양의 의견을 묻는다.

문 작가는 “낮은 채도의 감각적인 화면에 파고드는 저와 달리 나이에 맞지않게 함축적이고 고뇌의 흔적이 담긴 작품을 끈기있게 그리는 딸을 통해 배운다”고 웃었다.

특히 마음에 드는 보민양의 작품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오른손’을 꼽았다. “어릴 때부터 분홍색보다 파란색을 좋아한 보민이의 특징이 잘 드러나 있고, 감각적인 그림으로 작품성도 제일 뛰어난 그림”이라는 것이 문 작가의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문 작가는 “진로를 고민하는 시기에 서 있는 학생이 한 곳에 치우친 게 아니라 예술 전반적인 분야에서 뚜렷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전시”라고 덧붙였다.

박현민기자/min@joongboo.com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