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원선(인덕원~수원선) 복선전철 건설사업추진의 ‘긍·부정적 시그널’은 아이러니하게도 매번 선거와 오버랩됐다. 그러면서 지역 정치권의 반발을 샀고 그때마다 정부의 ‘역사 넣기 뺏기’가 반복됐다. 이 노선은 이런 저런 이유로 사업추진 15년동안 노선확정조차 못했다.

지난해 말 국토부가 기본계획에 포함시킨 4개 역사 중 3개 역사를 최근 기재부가 총사업비 검토를 통해 제외시킬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 국회의원의 반발이 또다시 거세다.

▶지역국회의원 “관철시키겠다”=한국개발원(KDI)의 총사업비 검증 결과에 대해 각 지역구 의원들은 극렬 반발했다. 김민기 의원(더민주·용인을)은 “기획재정부에서 지난주 월요일에 추가된 4개 역에 대해서는 제외하기로 했는데 확정된 것이 아니라고 했다”면서 “예산정국에서 기재부를 최대한 압박해 이 부분은 지금 계획대로 가야 한다. 이를 위해 4개 지역 의원들과 지역주민들이 함께 적극 대응해 반드시 관철시킬려고 한다”고 했고, “경제부총리를 만나 조속한 추진을 당부한 바 있고 이미 타당성을 통과했다. 주민들에게 다 설명된 사업인데 정부가 질질 끌어서는 안된다. 총사업비 증액 분을 정부가 반영해야 한다.”(이찬열 의원·더민주 수원갑),“(역이 빠진다는 얘기가 있던데)역이 빠진다는 얘기에 대해서는 말도 안되는 얘기다. 국토교통위에서 강력히 추진하겠다.”(이원욱 의원·더민주 화성을)고 했다.

심재철 의원(새누리·안양동안을)측 관계자는 “장관과 국토부에 확인을 했는데 결론이 난 것이 아니다. 11월경에 최종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진행 사안을 계속 체크하고 있다”고 했다.

▶정치철(政治鐵)된 신수원선=정부는 2004년 1월 제2차 수도권광역교통5개년계획안에 인덕원~수원선(당시 병점) 포함시켰다. 17대 총선 3개월전이다. 2007년 8월 예타결과 경제성(B/C)이 0.31로 턱없이 낮게 나왔을때도 정부는 이듬해 11월 대도시권광역교통기본계획에 추가검토사업으로 포함시켰다. 2010년 10월 한국교통연구원의 타당성 조사도 B/C가 0.87로 타당성이 확보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듬해 정부는 제2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전반기 착수사업으로 포함시켰고, 19대 총선 5개월 전인 11월 긍정적 예타결과 (B/C 0.95)를 발표했다.

이 사업은 2012년 수도급행철도(GTX), 동탄트램과 노선이 겹쳐 사업타당성 재조사 논란이 일면서 또 다시 중단됐다. 당시 기획재정부가 사업중단을 발표하자 지역 국회의원 후보들은 “GTX와 노선이 겹치는 곳은 동탄 일부지역이다. 기재부의 주장은 터무니 없다.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사업에 대해 다른 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결과를 기다려야 한다면서 중단시키는 것은 처음봤다”고 압박했다. 기재부는 국회의원과 화성시의 반발에 부닥쳐 노선 변경 등을 통해 2014년 B/C를 0.95로 맞췄다.

이 사업은 지난해 또 다시 지역 국회의원들이 역신설을 요구하면서 표류했고, 결국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0월 4개 역사가 포함된 기본계획(안) 수립결과 B/C가 1.01로 높아졌다고 주민들에게 공개한 후 기재부에 총사업비 승인을 요구했다. 당시 안양 호계사거리역 신설은 4선의 심재철 의원, 수원 장안 지역 역사는 3선의 이찬열 의원, 용인 흥덕 역사는 김민기 의원, 화성 능동역도 이원욱 의원의 작품이라는 후문이 돌기도 했다.

기재부는 현직 국회의원 등 정치인들의 ‘역(驛) 끼워넣기’, ‘노선 돌리기’ 등의 영향으로 대폭 늘어난 건설비용이 총 사업비에 적정하게 반영된 것인지를 세밀하게 검증하겠다며 지난 4월 한국개발원(KDI)에 정밀검증을 의뢰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될 예정이었던 기본설계도 무기한 중단됐다.

이 사업은 내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과거와 똑같은 현상을 되풀이할 공산이 크다. 총사업비 검증결과가 새어나오면서 벌써부터 지역구 의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고, 기재부나 국토부 등도 아직은 결정된 바가 없다며 뒤로 빼는 모양새다.

정부 관계자는 “정치개입으로 계획수립에서부터 사업실현까지 인력 예산 등 국가적 낭비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했고, 한 지역정가 관계자는 “과거 선례를 보면 정부가 6~7개월쯤 끌다가 내년 상반기쯤 모든 역사를 다시 추진하겠고 발표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김재득·김만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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