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문단 내용 20자 빼고 똑같아..."짜깁기 시국선언 부끄러운 일" 용인대 SNS 비난 글 빗발

 최순실씨 국정 농단 의혹과 관련, 각 대학들의 시국선언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용인대학교 총학생회(총학)의 시국선언문에 대한 표절 논란이 일고있다.


중부일보가 입수한 용인대 총학의 시국선언문을 분석한 결과 한양대학교 총학과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의 시국선언문 내용의 상당부분을 짜집기 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국선언문은 정치·사회적인 나라의 시대 상황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 자신들의 우려를 표명하며 해결하기를 촉구하는 문건을 말한다.

용인대 총학은 지난 31일 ‘우리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대학생이고 싶습니다’는 제목의 시국선언문을 공표했다. 해당 시국선언문은 16개 문단, 1천57자로 구성돼 있으나 이 중 60% 가량인 639자를 한양대의 총학생회, 법학전문대학원의 시국선언문을 그대로 인용했다. ★문건 참조

용인대 총학의 시국선언문은 첫 문단과 마지막 요구사항을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의 시국선언문 내용을 표절했다. ‘우리는 권력의 위임이 국민의 신뢰에 기초한다고 배웠습니다. (중간생략)’로 시작되는 첫 문단의 경우 전체 227자 중 20자를 제외하고 모두 베꼈다.

마지막 3개의 요구사항이 담긴 문단도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의 내용을 그대로 사용했다. ‘하나, 박근혜 씨는 더 이상 대통력직을 수행 할 자격이 없으니 하야하라. (중간생략)’는 152자의 내용 중 31자만 다를 뿐, 사실상 동알한 문장으로 구성돼 있다.

두번째 문단부터는 한양대 총학의 시국선언문을 베낀 것으로 확인됐다.

‘그 동안 의혹과 정황만 존재했던 비선실세 국정개입 논란, 이제는 실체적으로 밝혀졌습니다. (중간생략)’는 내용의 306자 중 79자만 한양대 총학의 시국선언문과 다를 뿐 그대로 차용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용인대 SNS 커뮤니티에서 이를 비난하며 총학생회장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빗발치고 있다.

해당 커뮤니티에는 ‘시국선언문을 짜깁기해서 발표하다니 부끄럽다’, ‘외대, 홍대, 서강대, 중대 등의 학교들의 시국선언문은자주적으로 색깔에 맞게 글을 시작하는데 용인대의 첫 단란은 한문장만 빼고 같다. 부끄럽다 엄연한 저작인격권 침해다’, ‘다른 사람의 소중한 생각이 담긴 글을 훔쳐와 대충 시국선언이라고 이름 붙이다니 겁쟁이도 아니고 그게 뭐냐’ 등의 글이 등록돼 있다.

오규민한양대 총학생회장은 “용인대로부터 참고하겠다는 연락을 받은 적은 없었다. 용인대 학내 구성원끼리 잘 소통해서 해결해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진기 한양대 로스쿨 학생회장은 “총학은 학생을 대표하는 집단인 만큼, 타교의 것을 표절하기 보다는 학생의 목소리를 담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 주의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와관련, 용인대 총학생회는 사과 의사를 표명했다.

이창준 용인대총학생회장은 “시국선언문을 다른 학교들보다 늦게 준비해 급한 마음으로 다른 학교의 것을 참고했다”며 “용인대 학생들에게 문제를 인정하고 사과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용인대 총학생회는 시국선언문에서 “우리 용인대는 총학생회라는 학생회의 이름이 아닌 개인의 이름으로 시국에 선언할 것”이라고 밝혀 학생들로부터 “시국선언문을 베낀 것도 모자라 개인적으로 서명운동을 하라니 실망과 분노가 크다”는 또다른 비난을 사고있다.
황호영기자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