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지하철 2호선 전동차 운행이 선로전환기 장애로 20분간 전구간에서 중단된 2일 서부여성회관역~인천가좌역 구간 선로에서 관계자들이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윤상순기자

인천도시철도 2호선 개통 이후 최장시간 운행중단 사태 원인이 부실 시공 때문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설계서에 적힌 부품이 아닌 다른 부품이 시공됐고 케이블 접속 단자 체결도 불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선로시스템과 신호체계 등 전반에 걸친 외부 감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중호 인천교통공사 사장은 3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일 서부여성회관 인근 선로전환기가 고장나면서 2호선 운행에 차질을 빚었다”며 “장애 원인은 용량미달 퓨즈 설치와 케이블 접속 단자대·퓨즈홀더 접속부위 불량 등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해당 퓨즈 설계 기준 용량은 2A(암페어) 용량이 설치돼야 하지만 실제 현장에 설치된 제품의 용량은 1A인 것으로 확인됐다. 설계서상 부품이 아닌 다른 부품이 사용된 것이다.

교통공사는 케이블 접속 단자와 퓨즈홀더 접속부위 불량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천도시철도건설본부 관계자는 “퓨즈 설치 과정에서 다른 부품으로 바꿔 시공된 것 같다”며 “설계서상 2A 용량의 퓨즈를 사용하도록 돼 있지만 선로변환기에 흐르는 전류가 높지 않아 1A 용량으로 해도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교통공사는 선로전환기 79대에 대한 전수 점검을 벌여 설계와 다른 부품이 추가로 사용된 사실이 있는지를 확인한 뒤 전량 교체할 예정이다.

케이블 접속 단자대 632개에 대해서도 일제점검을 진행해 불량이 확인될 경우 전량 교체할 계획이다.

문제는 이 같은 부실 시공이 선로변환기뿐만이 아닐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인천 2호선 전반에 걸친 외부 감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광호 안전한 인천지하철 2호선 개통을 위한 시민대책위 집행위원은 “설계서에 쓰여진 부품이 아닌 다른 부품으로 시공이 됐다는 사실이 황당하다”며 “이 같은 행태가 선로변환기 부품에서만 이뤄진 것이 아니라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는 만큼 인천시와 인천도시철도건설본부가 아닌 감사원 등 다른 곳에서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상우기자/theexodus@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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