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이종 간 장기이식'에 대한 연구가 활발한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돼지 심장을 원숭이에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은 건국대병원 윤익진 교수팀과 공동으로 돼지 심장과 각막을 '필리핀 원숭이'(cynomolgus monkey)에 이식한 결과 51일째 건강하게 살아있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국내 최장기록(43일)을 뛰어넘는 것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돼지는 포유동물 중에서도 생리 및 장기 형태가 사람과 가장 비슷해 장기이식을 위한 대체자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농진청은 앞서 2010년 독자적으로 영장류에 장기를 이식할 수 있는 바이오이종이식용 '믿음이'를 개발했다. 특히 이종 간 이식 시 가장 큰 난관은 거부반응을없애는 것인데, 믿음이는 거부반응 억제 유전자가 더 나오도록 개발됐다.

 국립축산과학원은 바이오 이종이식용 돼지 개발과 관련한 특허기술을 생명공학 전문기업인 ㈜옵티팜에 이전했으며, 기업과 협업을 통해 임상 적용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 돼지 '믿음이'의 심장을 이식받은 필리핀 원숭이. [국립축산과학원 제공]
 임상 적용의 첫 번째 목표는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도세포다.

 현재 1형 당뇨병 치료를 위해 주사로 인슐린을 투여하는 방법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치료가 될 수 없고, 정확한 환자 수를 파악하기도 어려운 실정이어서 새로운 형태의 치료제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췌도 세포의 이식이 임상에 적용된다면, 매일 인슐린을 주사해야 하는 1형 당뇨병 환자의 불편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연구진은 기대하고 있다.

 이와 별개로 국립축산과학원은 믿음이 외에 거부반응이 추가로 억제된 새로운 돼지를 개발?증식하고, 병원균제어시설(DPF)을 확장?정비해 임상시험용 돼지 활용기반을 갖춰나간다는 계획이다.

 오성종 국립축산과학원장은 "믿음이의 심장을 이식을 받은 원숭이가 50일 이상 생존했다는 것은 우리가 개발한 돼지의 거부반응 제어 능력이 우수하고, 의료진의 이종이식 수술 기술 등 이종이식에 필요한 요소가 갖춰졌다는 의미"라며 "앞으로 국내 바이오 이종장기 이식 분야의 세계적 경쟁력 확보를 위해 기초기반 기술 개발 및인프라 구축에 전념하고, 축산업이 동물생명공학과의 접목을 통해 미래성장 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

▲ 국립축산과학원이 자체 개발한 바이오 이종이식용 돼지 '믿음이'. [국립축산과학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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