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복을 벗고 공원으로 옷을 갈아입은 듯 캠퍼스는 넉넉했다.
경찰대 삼거리에서 단풍으로 물든 가로수 길을 지나자 첫 관문이자 경찰대 8경중 하나인 웅장한 ‘상징문’이 시민들을 맞았다.
‘상징문’을 통과해서 5분쯤 걷자 대운동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경찰대생들이 제식훈련과 체력단련을 하던 운동장에는 간편한 옷차림을 한 시민들이 캐치볼을 하거나 트랙을 거닐었다.
최모(64)씨는 “인근에서 30년 넘게 살았지만, 처음 들어와 봤다”면서 “언론을 통해서만 접했는데 너무 웅장하고 큰 규모에 놀랐다”고 말했다.
배드민턴 대회에 열린 실내체육관은 동호인들과 관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 곳에서는 오는 26~27일 유승민·유남규 탁구대회 열린다.
용인시 관계자는 “우선 운동장과 실내체육관만 개방했다”면서 “관련시설들은 시민들에게 무료 개방과 함께 관련 교육프로그램이 진행하는 등 시민들에게 문화체육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전면 개방이 이루어지지 않은데 대한 아쉬움도 교차했다.
고모(43)씨는 “시설을 둘러보는데만 30분도 채 안 걸렸다”며 “일부만 개방돼 여러모로 아쉽다”고 말했다.
본관, 강의동, 학생식당 등 6곳은 출입이 제한돼 있는 상태다.
전날에는 용인지역 18개 사회단체가 이 곳에 경기도청사를 유치하자며 범시민유치운동을 시작했다.
‘경기도 신청사 유치 용인시민 추진위원회’는 지난 18일 오후 용인시청 컨벤션홀에서 출범식을 열고 도청사 이전을 촉구했다.
추진위에는 로터리클럽, 라이온스클럽, 의정회, 통장·주민자치위원회 등 18개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56명이 참여했다.
추진위원들은 결의문에서 “옛 경찰대 부지는 광교신도시보다 4배나 크고,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가져 도청사 이전에 최적”이라면서 “이곳으로 이전하면 5천600억 원의 예산도 절감할 수 있으므로 경기도의 상생발전과 백년대계를 위해 도청이전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라”고 촉구했다.
추진위는 앞으로 도청사 이전의 당위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서 온라인 서명운동을 시작하는 등 범시민유치운동을 벌일 계획이다.
정찬민 시장은 출범식에서 “옛 경찰대부지는 수천억 국민 혈세를 절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리적·교통적 여건 등에서도 가장 적합한 지역”이라고 강조하며 “도청사 유치 건의는 용인시만을 위한 것이 아니고 1천300만 도민의 상생발전을 위한것”이라고 말했다.
현장에서 만난 홍모(38·기흥구)씨는 “도청사가 이전된다면 용인시가 도청소재지라는 브랜드가치가 상승돼 더 좋은 발전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개디했다.
정찬성·장태영기자/ccs123@joongb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