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뛸 때와 다르게 도 유니폼을 입고 참가하니까 상당히 긴장되더라고요.” 

지난 16~19일 열린 제62회 부산~서울간 대역전경주대회(경부역전마라톤)에서는 처음으로 엘리트와 마스터스(35세 이상 아마추어 동호인) 선수가 한 팀을 이뤄 레이스를 펼쳤다.

마스터스의 김회묵(43·수원사랑마라톤클럽)은 2개 소구간 1위, 1개 소구간 2위을 차지하며 도가 11년 만에 대회 정상에 서는 데 큰 힘을 보탰다. 

마라톤 10년 차인 그는 “대회를 앞두고 심적 부담이 컸지만 도가 우승하는 데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어서 뿌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 마라톤은 자신과의 싸움이었는데, 이번 대회에서는 다른 시·도 선수들과 치열하게 초 단위 승부를 벌였다”며 “감독·코치님들이 계속해서 자세를 잡아주고 보완할 점을 알려준 덕분에 스스로도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돌아봤다.

수원에서 문구점을 운영하는 김회묵은 단조로운 일상에 변화를 주기 위해 마라톤에 뛰어 들었다. 

좁은 공간에 오래 서 있다 보니 하지정맥류가 생기고, 체력이 약해지는 등 건강 문제도 그를 뛰게 만들었다. 

2007년 첫 풀코스(42.195km) 완주 순간은 지금도 생생하다. 

성취감보다 고통이 컸지만 다음에는 더 잘 뛸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겼다고 한다. 

4년 전에는 동호회에 가입해 좀 더 체계적으로 훈련하며 기록을 단축했다. 

그는 10km와 하프마라톤을 주로 뛰고 풀코스는 1년에 2~3회 완주한다. 올해는 춘천국제마라톤대회 풀코스 1위, 서울중앙마라톤대회 2위에 올랐다.

경부역전마라톤은 긴장의 연속이었다. 특히 3일 째 경기는 오르막길이 이어져 어느 때보다 힘이 들었다고 했다. 그럼에도 그는 “내년에도 기회가 되면 다시 도 유니폼을 입고 뛰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짧은 기간이지만 엘리트 선수들과도 상당한 친분을 쌓았다고 한다. 

2시간30분04초의 풀코스 기록을 갖고 있는 김회묵은 내년 2시간 20분대에 진입하는 게 목표다. 

이번 겨울에는 광교산 일대를 뛰며 체력보강에 힘쓸 계획이이라고 밝혔다. 

장환순기자/janghs@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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