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시와 서울 성북구가 한국 근대건축의 거장 김중업(1922∼1988) 선생이 남긴 건축물의 가치 보전을 위해 손을 잡는다.

1일 안양시에 따르면 시와 성북구는 안양에 있는 김중업박물관과 서울 성북구 장위동에 있는 김중업 리모델링 주택, 양측이 보유하고 있는 유물의 가치를 공유하고 선생의 유품 등을 상호 대여해 전시회를 여는 등 근대 건축과 예술에 대한 지역민들의 안목을 높이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김중업 주택은 서울 성북구 장위동에 있으며 이 일대에는 오래된 주택이 많아 일부는 재개발로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기도 했으나, 박원순 시장이 취임한 뒤 기존 마을을 보전하면서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마을 만들기’ 사업이 진행 중이다.

장위동 한복판에 있는 이 주택은 김중업 선생이 1986년 리모델링한 것으로, 지상 2층에 지하주차장을 갖추고 있다.

특히 이 주택에는 한옥 창호와 온실 공간, 삼각 타일, 스테인드글라스 등 김중업 건축미를 느낄 수 있는 흔적이 많이 남아 있다.

안양시 석수동 예술공원로에 위치한 김중업박물관은 선생이 디자인해 1959년 완공한 제약회사 유유산업 안양공장을 개조한 것으로, 공장 설계건물로는 유일하게 남아 있는 작품이다.

안양시는 유유산업 공장이 이전한 이듬해인 2007년 공장을 사들여 인근의 안양예술공원과 연계한 복합문화공간 조성 계획을 세웠고, 2014년 3월 김중업박물관을 개장했다.

1950년대 초 근대건축의 거장인 프랑스의 르 코르뷔지에(1887~1965)를 사사한 김중업은 프랑스 현대 건축과 우리 전통 건축 양식을 토대로 한국 건축의 초석을 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40여 년간의 건축 활동을 통해 주한 프랑스대사관과 삼일빌딩, 서강대 본관, 부산대학교 본관, 서산부인과, 유엔기념공원 정문, 올림픽 상징조형물인 평화의 문 등 200여 개의 프로젝트와 작품을 남겼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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