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등위기에 놓였던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가 구단과 선수들의 노력과 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1부리그에 잔류했다.

인천은 시즌 중반 연패와 함께 감독 사퇴라는 풍파를 겪었다. 이후 감독대행체제로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10경기 2승 1무 7패를 기록하던 성적은 대행 전환이후 10경기 동안 6승 3무 1패 최종 10위로 잔류에 성공했다.

당초 축구전문가들로부터 강등 1순위로 손꼽혔던 인천 구단이다. 인천 구단은 구단 경영진 등의 노력으로 상위권 성적을 노렸던 성남FC, 수원FC를 제치고 당당히 잔류에 성공했다.

이 결과 인천 구단은 시민구단으로서 프로축구 출범 이후 유일하게 2부 리그 강등 경험이 없는 유일한 구단으로 남았다. 인천 구단을 제외한 1부 리그 시민구단들은 모두 강등의 낙인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이처럼 뜻 깊은 결과물과 다르게 최근 인천지역 축구계 안팎에서는 대표경질설 등의 소문으로 인해 인천 구단 내부가 어수선한 분위기다.

발단은 유정복 인천시장이다. 잔류를 확정지은 지난달 5일 유 시장은 선수단과 함께한 저녁식사 자리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책임은 시장인 내가 진다”라는 말이 나오면서 급속도로 인천구단의 대표경질설이 지역 내 축구계에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지역 정가에서도 대표경질설에 대한 소문이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유 시장이 추진하는 인천구단에 대한 개선이 이뤄지면 내년 대선 이후 인천 구단이 정치적 논리로 한번 더 언급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 다른 소문은 인천 지역의 한 국회의원이 추천하는 축구인을 대표로 선임한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이 같은 지역 정가의 소문은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친박계인 유정복 시장의 재선에 빨간불이 들어오면서 이 국회의원의 도움을 받아야 새누리당에서 차기 시장으로 공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 국회의원과 유 시장 간의 모종의 협의가 있었을 것이라는 설이다.

이 국회의원이 추천하는 축구인은 프로축구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로 인천 구단운영에 전면으로 나서지 못하고 비선(秘線)으로 선수영입, 주요 외주 사업에 손을 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지역 축구계는 체재 개선이 아닌 지원을 원하고 있다.

인천 축구계 유력인사는 “결속력이 높아진 구단의 현재 시스템에서 보강, 보충의 개념으로 개선한다면 찬성한다”며 “(유 시장의)생각대로 바꾼다면 구단은 흔들리게 된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소기의 성과를 낸 구단 체제를 바꾸기보다는 더 큰 지원과 보강으로 힘을 실어야 한다는 뜻이다.

경기장을 찾는 팬들의 입장도 지역축구계의 의견과 궤를 같이 했다.

인천 구단의 시즌권자인 한 팬은 “정치적인 논리로 구단이 흘러간다면 팬들도 등을 돌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금은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내년을 바라 볼 때”라며 한숨을 쉬었다.

인천 축구인과 팬들이 구단의 성과를 높이 평가하는 것은 성적만 바라보고 하는 말이 아니다. 흥행성도 포함되어 있다. 인천 구단은 올해 홈경기 20경기에 12만1천68명이 방문했다. 평균 관중 수 6천53명으로 이는 전년도 보다 평균 1천190명가량 증가한 수치로 전년대비 증감률은 24.5% 이다. 매 경기 한명이라도 더 유치하겠다는 구단의 의지가 결과로 나타났다. 인천축구전용구장 사용 후 최다 관중 수다. 1부리그 전체 7위 관중동원력을 선보였다. 흥행유도능력이 검증됐다.

이처럼 인천 구단은 성적과 흥행에서 기대이상의 성과를 거뒀고, 현행 체제로도 1부리그에서 상위권을 향해 갈 제반이 갖춰져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유 시장과 구단을 흔들려고 하는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은 인천 구단이 비상(飛上)할 수 있게 힘을 더 실어주는 일이다.

또 각종 정치적인 논리에 의해 구단이 좌우된다면 인천 구단은 강등 혹은 그 이상의 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올해 인천구단과 강등전쟁을 하던, 성남FC와 수원FC는 구단주의 지나친 관심과 정치적 이용으로 강등을 맞이하게 됐다. 내년부터 1부리그에서 대결할 강원FC는 구단주가 전문 경영인을 데려와 승격이라는 결과물을 만들어 냈다. 스포츠는 스포츠의 세계가 있다. 정치인은 정치를 책임지면 된다. 인천 구단을 경쟁력 있는 모습을 갖추게 하려면 답은 간단하다. 지원이다.

송길호 인천본사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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