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이 1일 오후 큰 화재가 난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방문해 관계자와 이야기하고 있다. 연합
박근혜 대통령이 1일 오후대구 서문시장 화재 현장을 방문했다.

 '최순실 파문' 이후 바깥출입을 삼가고 있는 박 대통령이 외부 현장방문을 한 것은 지난 10월 27일 제4회 지방자치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이후 35일 만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 30분께 취재진을 동행하지 않고 수행 인원도 최소화한 채 시장을 방문, 김영오 상인연합회장의 설명을 들으며 4지구 일부를 둘러본 뒤 10여 분 만에 시장을 나왔다. 상황실인 재난현장 통합지원본부는 들르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시장을 둘러보는 내내 김 회장의 설명을 경청했으나 몇몇 상인들과눈이 마주치면 인사나 악수를 했을 뿐, 길게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았다.

 다만 일부 상인이 "박근혜 힘내라"고 외치며 박수를 치자 뒤돌아서 웃음을 보이며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영남권 현장정치의 '1번지'로 불리는 대구 서문시장은 박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정치인들의 많이 찾는 지역 민심잡기의 필수코스다.

 박 대통령이 서문시장을 찾은 것은 지난해 9월에 이어 1년 3개월 만이자 취임 후 두 번째로, 화재로 고통을 당하고 있는 시장 상인 등을 격려하기 위해서다.

 박 대통령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지지율 하락으로 고전하던 2012년 9월과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역풍에 휩싸였던 2004년 총선 당시 서문시 장을 찾아 지지세 반전을 모색한 적이 있다. 특히 한나라당 대표 시절인 2006년 1월에는 지금처럼 서문시장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한 직후 이 곳을 찾아 상인들을 위로하고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방문은 과거와는 다른 분위기였다.

 '최순실 파문' 이후 일부 상인의 경우 박 대통령 사진을 종이로 가리거나 아예 떼어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시도 이번 방문에 난색을 표했다는 후문이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 박 대통령은 수행 인원과 시장 체류 시간을 최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단에 현장방문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은 휴가 중 비공식 일정 등 극히 예외적인 경우뿐이다.

 박 대통령이 성난 민심을 의식하면서도 서문시장을 전격 방문한 것은 '정치적 고향'인 대구에서 큰 재난이 발생한 것을 두고 볼 수 없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반드시 필요한 국정은 수행하겠다는 뜻도 내포된 것으로 풀이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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