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이어 2년 연속 다승왕과 상금왕을 차지한 이보미는 그러나 올해 올림픽 출전이라는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이보미는 “올림픽 출전권 도전은 실패로 끝났지만 얻은 게 많았다”고 밝혔다. 오히려 올림픽이 끝난 뒤 잠시 새로운 목표를 상실하면서 힘든 시기를 보냈다고 그는 털어놨다.
그럼에도 해피 엔딩으로 시즌을 마친 이보미는 “올해는 100% 만족스러웠다”면서도 내년에는 올해 이루지 못한 60대 시즌 평균타수 달성과 메이저대회 우승을 목표로 뛰겠다고 다짐했다.
수원 광교에서 어머니 이화자 씨가 운영하는 ‘이보미 스크린 골프장’에서 만난 이보미는 “이제부터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겨울 방학이 시작됐다”면서 “1월부터 훈련에 들어가는데 아픈 어금니를 언제 치료받아야 할 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보미와 일문일답.
- 시즌을 마친 소감은 어떤가.
“홀가분하다. 아무 탈 없이, 아픈 데 없이 시즌을 마쳤고 게다가 좋은 성적까지 냈으니 기쁜 건 사실이다. 뿌듯하고 보람되고 자신에게 칭찬해주고 싶다. 하지만좀 들뜨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중이라 그런지 덤덤한 것도 있다.”
- 2년 연속 상금왕을 차지했다. 이런 대성공을 거둔 원동력이 뭐라고 생각하나?
“팀워크다. 엄마, 캐디, 트레이너, 매니저가 한마음으로 내가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게 도왔다.”
- 올해는 특히 경쟁이 심했다. 더구나 경쟁자가 다 친구들이었다.
“맞다. 신지애, 김하늘 두 친구가 너무 잘하고 있다는 게 나한텐 커다란 동기부여가 됐다. 자극이 됐다. 둘이 없었다면 편하긴 했을지 몰라도 내가 더 잘하지는 못하지 않았을까. (신)지애는 강한 상대니까 나 자신을 채찍질하게 됐다.”
- 상금왕을 지키는데 결정적인 기술적 향상이 있다고 들었다.
“쇼트게임 실력이 작년보다 훨씬 더 좋아졌다. 작년에는 7승을 했고 올해는 5승을 했지만, 쇼트게임 실력은 작년보다 더 나아졌다.작년 동계훈련 때 클럽 피팅이 잘 안 돼서 힘들었다, 그런 와중에 쇼트게임 연습만큼은 열심히 많이 했다. ”
- 체력훈련에 상당한 공을 들이는 것 같다. 일본 무대에서 2년 연속 상금왕에 오른 비결인가?
“그렇다고 볼 수 있다. 트레이너가 항상 같이 다닌다. 운동시켜주고 몸을 관리해준다. 한국에 있을 때 필라테스를 시작했다. 내 골프 인생의 전환점이라고 생각한다. 그걸 배우고 나서 한국 상금왕을 했다. 어떤 근육을 써야 하는 걸 알았다. 근육의 크기가 중요한 게 아니라 탄력 있고, 유연한 근육 만들기의 중요성을 일찌감치깨달았다.”
-올해 웬만한 개인 타이틀을 다 휩쓸었다. 어떤 타이틀이 가장 마음에 드나?
“일본여자프로골프협회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개인 타이틀마다 1위 선수 사진을 올려놓는다. 온통 내 얼굴 사진이다. 그걸 볼 때가 가장 기분이 좋다. 타이틀 가운데 대상과 최저타수상이 가장 마음에 든다. 한두 대회 반짝해서는 가질 수 없는 타이틀 아니냐. 시즌 내내 꾸준히 잘했다는 뜻이니까. 최저타수는 사상 첫 60대 진입은 이루지 못했지만, 역대 최고 기록도 세웠고…”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