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소속이 주로 공격받아…새누리당기 찢기기도
박지원, 이틀간 2만개 항의문자 받아…SNS에도 비난 쇄도

▲ 1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받은 휴대전화 문자. "박지원씨 대체 이정현(대표)하고는 무슨 밀약을 한겁니까??? 국민이 그나마 좋은 말할 때..."라고 적혀 있다. 연합
박근혜 대통령 탄핵정국 속에서 국회의원들이 잇따라 수난을 겪고 있다. 광장으로 뛰어나온 시민들의 요구에 응하지 않거나 반대한다는 등 이유에서다.

'박근혜 퇴진 비상강원행동'은 3일 오후 2시부터 춘천시 석사동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 사무실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김 의원 사퇴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주최 측은 이날 집회 참가 인원이 도내 집회 사상 가장 많은 1만5천명이라고 주장했다.

전농 강원도연맹 회원 30명도 이날 오후 옛 미군기지 앞에서 김진태 의원 사무실까지 트랙터, 화물차 등을 몰면서 '박근혜 퇴진, 김진태 사퇴'란 구호를 외쳤다.

지난 2일에는 새누리당 민경욱(인천 연수을) 의원 지역사무실에 신원을 알 수 없는 여성이 달걀을 던지고 민 의원을 규탄하는 벽보를 붙였다.

경찰에 따르면 오후 1시 30분께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민 의원 사무실의 복도 쪽 유리 벽에 한 여성이 달걀 3개를 던져 깨트리고 민 의원을 모욕하는 내용의 벽보를 붙이고 달아났다.

▲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가 1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탄핵 찬성을 촉구하는 항의성 문자 메시지를 읽고 있다. 연합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에서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 주최로 열린 집회에서는 참석자들이 새누리당의 대형 깃발을 찢기도 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이 주로 공격을 받았지만, 일부 야당 의원도 봉변을 당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박 대통령 탄핵 표결 연기' 입장을 내놨다가 이틀 동안 약 2만개의 항의 문자를 받았다.

박 위원장은 "박 대통령 탄핵을 가결하려면 새누리당 비박계를 설득해야 한다"며 표결을 지난 2일에서 9일로 연기하자고 주장했다가 항의 문자 폭탄 세례를 받은 것이다.

박 위원장과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욕설이 담긴 글도 쏟아졌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의 페이스북에는 비난 글이 1천 건 이상 게시됐다. 박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와 관련, "학생이 자퇴하겠다고 하는데, 굳이 징계위를 열어 퇴학시키는 게 맞느냐"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는 이유에서다.

▲ 1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한 새누리당 의원이 탄핵 찬성을 촉구하는 지역 주민의 문자 메시지를 읽고 있다. 연합
시민들이 최순실 국정농단 등에 분노를 표출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물리력을 행사하거나 과격 집단행동을 하는 것은 민주주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평화집회가 선진국도 부러워할 정도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폭력성 돌발행위나 험한 욕설, 인신공격은 국민 지지 확산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견해도 있다.

김기석 강원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화가 나고 흥분되더라도 자제하고 냉정해야 진정한 시민의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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