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딸린 집이 평생의 소원인 초교 4학년 어린이가 선뜻 1천만 원을 기부해 준 연예인 한분의 도움으로 이사간 집에서 따뜻한 물이 나온다며 ‘이 곳이 천국’이라고 말할 때 갑자기 울컥해져 끌어안고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지금도 눈에 선해요.”

2014년 연말부터 3년째 산타원정대 운동을 펼치고 있는 조윤숙(사진) 초록우산 김포아이사랑센터장은 가장 기억에 남는 일화를 이렇게 소개했다. “지난해 연말 처음 만난 이 어린이는 정말 사람이 살 수 없을 거 같은 비닐하우스에 살고 있었어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이어 “작년 크리스마스에 산타 선물을 받았던 중학생이 올해는 자기보다 어려운 동생들에게 산타가 되고 싶다며 작년 선물받은 다음날부터 하루 1천 원씩 모아 지난 10월 18일 있었던 산타원정대 발대식에 43만7천 원을 기부해 모두를 감동시킨 일도 있었다. 힘들고 어려운 순간들로 응어리진 마음이 이럴 때 봄눈 녹듯 녹아내린다”고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조 센터장은 “전반적으로 경기 불황이 계속되는데다 특히 올해는 어수선한 정국과 김영란법의 영향으로 기부 분위기가 급속도로 저하되고 있는 듯 하다. 후원릴레이가 원활하게 이어지지 못하고 후원자들의 ‘어렵다’는 말에 민망할 때가 많습니다”라고 말하며 올해 겪는 어려움을 내비쳤다. 그는 “올해는 500명의 어린이들에게 갖고 싶은 선물 내역을 받았다”고 밝히면서 “힘들 때면 아이들 얼굴을 떠 올리며 발걸음을 재촉한다”고 말한다.

산타원정대장은 2014년과 지난해 홍철호 국회의원이 맡아왔다. 올해는 유영록 김포시장이 맡아줬고 산타는 해마다 상징적으로 1004명 모집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산타원정대 출정식이 열리는 오는 20일까지는 350명 정도의 산타가 모집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조 센터장은 “산타원정대의 궁극적 목적은 많은 금액보다는 소액 기부자가 많이 생겨 어려운 환경의 어린이, 청소년들에게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도록 하는데 있다. 아이들에게 혼자가 아니라 누군가가 나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는 안정감을 주는데 있는 것이다”라고 말하며 산타원정대의 기본 취지를 강조했다.

그는 “2014년 말 처음 이 운동을 시작할 때 30여명에 불과했던 정기후원자가 지난 8월말 기준으로 340명을 넘어섰는데 대부분 연말 산타원정대 모집 기간에 이뤄졌다. 무표정한 어린이들이 받고 싶었던 선물을 받으며, 약속을 지켜주고 관심을 가져준다는 데에 대해 웃음으로 마음을 열어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하며 김포시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당부했다.

조충민기자/ccm0808@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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