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불거진 ‘동아제약 땅 장사’ 의혹 때문에 송도국제도시와 관련한 인터넷 커뮤니티가 시끌하다.

동아제약이 세계적인 바이오 신공장을 짓겠다며 송도 토지를 조성원가에 매입했지만 개발은 극히 일부만 하고 대부분을 나대지 상태로 두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에서는 인천경제청이 개발에 대한 비전 없이 땅 팔아먹기에만 혈안이고 사업자들도 송도 개발보다는 토지 매각을 통한 시세 차익에만 몰두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동아제약이 매입한 토지는 매매계약 체결 후 5년이 지나면 매각이 가능한데 이달 29일이면 정확히 5년이 지나 땅을 팔 수 있다.

2011년 12월 약 685억 원을 주고 매입한 토지는 5년 만에 약 2천200억 원으로 3배 이상 가격이 올랐다.

동아제약은 송도 사업부지 14만4천810㎡를 개발하겠다며 값싸게 토지를 매입했지만 약 23%인 3만3천㎡만 개발하고 나머지는 그대로 두고 있다.

개발했다는 부지도 공장동을 제외하면 창고, 경비동 등으로 실제 바이오 산업과 관련된 개발 공간은 얼마 되지 않는다.

동아제약은 공식적으로 “토지매각은 없다”는 의견을 내비쳤지만 그들의 말을 믿기엔 개발 속도가 너무 느리다. 눈으로 대충 봐도 대부분이 갈대 숲이다.

동아제약이 땅 장사만 하고 떠날 수 있음에도 경제청은 대비책이 전무하다.

2011년 경제청과 동아제약이 체결한 계약서에 사업을 진행하지 않을 경우 계약해지 조건을 넣었지만 일부 사업이 진행된 경우에 대해서는 적혀있지 않다.

결국 경제청은 사업 추진에 대한 안전장치 없이 성과주의식 투자유치를 한 셈이다.

송도 주민들은 동아제약에 대한 우려 때문에 지난 4월 동아제약 본사를 찾아 사업진행을 요구하기도 했다.

성화요원(星火燎原). 작은 불씨가 퍼지면 넓은 들을 태운다는 말이다.

초기에 일을 그르치면 나중에 큰 일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하고 경제청은 지금이라도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조기정 인천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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