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곳간에서 인심난다’는 옛말처럼 우리 지역이 고르게 잘 살 수 있도록 활동하는 것이 제 사명입니다”

가평군 토박이로 고향인 청평면에서 평원산업을 운영하고 있는 김범준(51·사진) 대표의 말이다.

김 대표는 시각장애에도 불구하고 기업운영과 적극적인 사회활동까지 하고있는 만능맨으로 가평군수 표창, 경기도지사 표창, 농협중앙회 감사패, 경기도 장애인극복 대상 등 화려한 수상실적을 자랑한다.



-눈이 불편하지만 사회활동 활발히 하는 이유가 있다면.

11살에 망막색소변성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이병은 야맹증과 시야협착을 동반하는 증세가 3~5년 정도 유지되고 대부분 발병후 10년 내에 실명한다. 나와 비슷한 사람들과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줄 수 있다는 것에서 시작해 지역에 건강한 문화와 경제적 발전을 이루는 계기가 된다면 더없이 좋을 것 같다.

한국실명퇴치 운동본부 이사로 활동하면서 동일한 병을 가진 전국의 환우 1만5천여명의 롤모델이 되고자 치료법 연구기금 사업을 추진했다. 그 결과, 지난해 서울대 안과교수와 국내 망막전문의들이 (사)한국망막변성협회를 창립하는 성과를 거뒀다. 2012년부터 공존 섹소폰앙상블을 결성해 거리공연, 소외계층을 찾아가는 문화활동, 자선음악회 등 지난해만 26회의 공연을 했다. 그밖에도 탈북자 돕기, 청소년 탈선방지 지원활동 등을 하고있다.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면

가평지회를 창립하고 처음으로 경기도 행사에 참여하려고 할 때, 그동안 외출을 삼가하던 회원들이 두려운 나머지 신청을 하지 않았다. 그들의 집을 직접 방문해 참여를 독려하고 보행법을 알려주는 등 설득 끝에 40여명과 함께 안산으로 갈 수 있었다. 버스 안에서 회원들끼리 소감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한 회원이 34년 만에 버스를 타고 나들이를 간다고 이야기했다. 그날을 계기로 집 밖으로 나오기 운동을 시작하게 됐고, 차량이 통제된 청평양수발전소 도로 4㎞를 운동코스로 활용하며 지금의 재활 보행교육을 만들 수 있었다.



-앞으로의 활동계획.

육체적 건강을 보장받지 못한 장애인들의 정신적 건강은 황폐함 그 자체일 것이다. 해법은 사회참여라고 생각한다. 내 이웃부터 시작해 사회전체로 확산되는 인식 전환을 위해, 누구나 희망을 품을 수 있는 사회를 위해 활동하겠다. 지금 하고 있는 사업도 발전시키면서 누구나 재능을 살려 노력하면 최소한의 경제적 보장을 받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세상을 위해 장애인 편의시설 제도마련 등 끊임없이 노력하겠다.

서희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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