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신년(丙申年)도 이제 열흘 남짓하다. 통상적으로 연말이 되면 지난 1년을 되돌아보게 되고,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고 평가한다. 특히 올해는 K스포츠재단 등과 관련, 최순실씨의 국정농단으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돼 정치는 요동치고 있다. 여기에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도 각종 사업에 관여, 압력을 행사함으로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강요 혐의로 구속기소 됐고,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의 이화여대 부정입학 등 체육계로서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일들이 벌어졌다. 이로 인해 문화체육관광부와 교육부가 때늦은 감은 있지만 체육특기자 제도 개선 심포지엄을 개최 하는 등 체육특기자 제도 개선에 착수한 것은 그나마 다행으로 여겨진다. 김종 차관 재임당시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의 통합을 너무 서두른다는 평가를 받았던 체육단체 통합이 어느덧 1년이 됐다. 경기도도 지난해 12월29일 전국 시도 가운데 3번째로 통합 창립총회를 갖고 경기도 체육회로 거듭 태어났다. 문제는 일방적으로 통합을 하다 보니 사무처 통합에 그쳤다는 것이다.

사전준비가 부족했으니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중앙단체의 통합보다 시도체육회가 먼저 통합하다보니 제규정 미흡으로 잦은 혼선을 보였고, 이로인해 경기단체의 통합 과정에도 적잖은 마찰을 보였다. 도체육회에는 정회원단체, 준회원단체, 인정단체, 등록단체 등 모두 70개의 경기단체가 있지만 통합 종목의 경기단체가 완전히 통합 한 것은 아니다. 내부적인 문제나 중앙 경기단체의 인준을 받지 못해 임원 구성 등을 제대로 하지 못한 종목도 있다. 도체육회 또한 물리적 통합은 이뤘지만 화학적 통합은 아직 이루지 못했다는 평가다. 올 각종 사업의 대부분이 통합이전의 도체육회와 도생활체육회서 했던 사업을 그대로 가져와 한곳에서 했다는 것 이외에는 통합의 시너지효과를 찾아볼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는 다르다. 통합 후 1년은 도체육회 각종 사업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경기단체의 통합에 전념하느라 신경을 쓰지 못했다고 할 수 있지만 내년도에는 무엇인가를 보여줘야 한다. 통합이전 양 단체에서 개최했던 각종 대회도 전체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양 단체에서 했던 사업을 그대로 가져와 시행 한다면 통합 할 이유가 없다. 내년 4월말이나 5월초께 열릴 것으로 보이는 경기도체육대회를 비롯, 장애인체육대회, 생활체육대축전 등 3개 대회가 모두 화성시에서 열린다. 도체육대회와 장애인체육대회는 당해 연도에 한 곳에서 열리고 있지만 내년도부터 생활체육대축전까지 포함돼 개최함으로써 도체육대회와 생활체육대축전의 통합 방안도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것 뿐만 아니다. 각종 도지사기대회의 종목 조정이라든지 엘리트와 생활체육 병행, 개최 등 검토할 사항이 많다. 여기에 제도적인 문제 개선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 지난달 열린 경기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지적된 장애인체육회의 임대료 징수 문제는 경기도체육회관 운영조례에 따른 것으로 알려져 조례를 개정하면 해결 될 사안으로 판단된다.

도체육회관은 도체육회가 수탁기관으로 건물을 관리, 유지하며 수익사업을 하고 있다. 올 수입만 6억9천700여만 원이 예상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같은 체육단체 이면서도 도체육회가 주인이고 장애인체육회는 세입자가 되는 현상이 빚어져 관리비 등을 낼 수밖에 없게 됐다. 장애인체육회가 겪고 있는 상대적 소외감을 해결하려면 양측이 조례개정을 위해 노력하면 된다. 여기에 조직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공공기관 경영평가에도 적극적으로 대처 해야 한다. 수원시 장안구 장안로 134에 위치한 도체육회관은 1992년 개관한 건물로 주차장 협소 등의 이유로 현재는 임대가 잘 되지 않고 있다. 도체육회는 통합 당시 사무실이 협소해 사업부서와 내근부서로 나뉘어 업무를 봤지만 그동안 1개층 전부를 사용했던 수원시 시설관리공단이 전북으로 이전한 농촌진흥청 자리로 들어감에 따라 확보된 공간에 한데 모여서 업무를 봐야 한다는 판단이다. 수원시 시설관리공단 이전 당시 전 직원을 대상으로 분리운영과 통합운영을 놓고 실시한 조사결과 보다 더 높게 직원들이 소통부재의 문제점을 제기하며 한곳에 모여 업무를 보는 게 바람직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경영평가의 수익성에서는 다소 떨어진다해도 직원들이 더 열심히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도약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오창원 문화체육부 부국장/cwoh@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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