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인천 모 지역 편의점 앞에 치킨 판매를 홍보하는 입간판이 서 있다. 김종환기자/
“그렇지 않아도 매출이 줄어 어려운 상황인데 대기업 편의점까지 우리 영역을 넘봐 너무 힘이 드네요.”

인천 남구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이모(55)씨는 “대기업 편의점에서 치킨까지 튀겨 팔면 우리는 어떻게 하란 말이냐”며 울상을 지었다.

영업 방식이나 가격 등 모든 부분에서 편의점이 유리한 점이 많은데 조각 치킨이 아닌 아예 한마리 전체를 파는 치킨상품이 생기면 일반 치킨집 매출이 떨어질 것이란 주장이다.

그동안 닭다리, 닭날개 등 조각치킨을 판매하던 GS편의점이 한마리 치킨 상품을 출시해 치킨 시장에 본격 가세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일 인천 모 지역 GS편의점.

입간판을 세우고 ‘깨끗한 기름으로 직접 튀겨 더욱 바삭하고 자꾸 땡기는 매콤한 맛’ 치킨을 팔고 있다고 홍보하고 있었다.

가격도 9천900원으로 일반 치킨집에 비해 저렴했다. 30분 전에 주문을 한 뒤 찾아갈 수도 있었다.

청소년이나 대학생, 1인 가구, 맞벌이부부 등에게 상당한 판매 효과가 예상되고 있다.

편의점 한마리 치킨 판매가 대형마트 치킨이나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과 같이 주변 골목상권을 위협한다는 논란에서 다소 비켜나 있다는 것도 문제다.

편의점 역시 골목상권 일원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고 상생법과 같은 법규에도 저촉되지 않는다.

또 다른 일반 치킨집을 운영하는 유모(47)씨는 “대기업 편의점이 치킨을 통째로 튀겨 팔 줄은 몰랐다”며 “동네 골목상권을 죽이려는 게 아니라면 이제라도 편의점 치킨 판매를 재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GS편의점 본사 홍보팀 관계자는 “전체 편의점에서 일제히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각 지역 거점별 편의점에서 테스트 형태로 운영하고 있는 정도”라며 “현재 (한마리 치킨 판매)확대 시행 등에 대해서는 특별한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편의점이 튀김 등 간단한 음식을 취급하기 위해 관련 신고를 한 뒤 영업을 하는데 별다른 제재 방법이 없다”며 “다만 치킨은 골목상권 영역인 만큼 기업이 양심과 윤리 차원에서 알아서 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종환기자/cnc4886@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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