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이면 노인, 만성질환자, 영유아를 중심으로 독감 주의보가 내려진다. 독감은 감기와 달리 중이염, 심폐질환 등 치명적인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독감에 걸리면 기관지가 손상되고 이로 인해 2차 세균감염이 일어나 ‘세균성폐렴’에 걸릴 수 있다.

폐렴은 초기 증상이 감기와 비슷해 그냥 방치하게 되면 급속히 증세가 악화된다. 특히 폐렴은 65세 이상 노인이나 만성질환자, 영유아에게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폐렴은 초기에는 기침을 자주 해 감기로 오인할 수 있지만 기침이 3주 이상 지속되면 이는 더 이상 감기로 인한 증상이 아니다.

심각한 질환의 신호일 수 있어
너무 심한 기침을 할 때는 반드시 유의해봐야 한다. 폐렴이나 폐결핵, 폐암, 심부전, 폐색전증 같은 중병의 초기 증상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40대 이후 흡연자의 경우 기침의 양상이 이전과 달라지거나 객혈, 호흡곤란, 체중 감소 등이 기침과 동반되는 경우에는 폐암의 한 증상일 수도 있으므로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아울러 미열이 있으면서 식은땀이 나고 체중이 감소하는 증상이 동반되면 결핵일 가능성이 있다. 때문에 만성 기침이 있다면 스스로 짐작해서 진단하기보다 의사를 찾아가는 것이 현명하다.

폐렴구균 코·목에 상주… 면역력 떨어지면 발병
폐렴은 다양한 종류의 균이 사람의 폐로 들어가서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발병 원인에 따라 세균에 의한 세균성 폐렴, 바이러스에 의한 바이러스성 폐렴으로 나뉜다. 세균성 폐렴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균은 폐렴구균이다. 폐렴구균은 코·목의 점막에 상주하는 균이다. 평소에는 괜찮지만 독감 같은 호흡기질환으로 면역력이 약해지면 뇌와 혈관, 귀로 침투해 수막염·패혈증·급성중이염·폐렴을 일으킨다.

폐렴은 초기에는 감기 정도의 가벼운 증상을 보이지만 급속히 진행되면서 고열, 기침과 가슴 통증, 호흡곤란, 녹색의 농성 가래 증상이 나타난다. 어린이나 노약자의 경우 호흡곤란이나 청색증 등 심한 증세를 보일 수 있으므로 빨리 의사의 진찰을 받아 치료해야 한다.

노인·만성질환자 특히 위험하다!
65세 이상 노인은 폐렴이 치명적이다. 건강한 성인은 항생제 치료와 휴식만으로 치료될 수 있지만, 노인은 노화로 폐 기능과 면역력이 약해진 상태라 한번 폐렴에 걸리면 중증으로 진행될 경우가 많다. 입원기간도 15일에서 길게는 30일까지로 일반 성인보다 두 배 정도 길며, 사망 위험도 크다.

65세 이상 노인은 폐렴에 걸려도 기침, 가래, 고열, 두통, 근육통 등의 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또한 노인의 경우 식욕이 떨어지고, 활동이 감소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다가 갑작스럽게 의식이 나빠져서 병원을 방문한 후에 폐렴이 원인으로 밝혀지는 경우도 있다. 부모님이나 할머니, 할아버지가 있는 경우에는 폐렴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식욕 감퇴나 활동 감소 등의 변화가 있을 경우, 건강 이상을 의심해보는 것이 좋다.

65세 이상이 아니라 할지라도, 흡연을 하거나 심혈관계 질환, 호흡기질환, 간질환, 당뇨병, 신질환, 천식과 같은 만성질환을 갖고 있는 경우에는 반드시 주의가 필요하다. 만성질환자 및 흡연자 역시 폐렴으로부터 안전할 수 없는 고위험군이기 때문이다.

원인균에 따라 치료법 달라
폐렴의 치료제는 원인균 종류에 따라 항생제 및 항바이러스제로 나뉜다. 세균성폐렴의 경우 항생제 요법을 통해서 치료하고 있지만, 노인들의 경우 다량의 약물복용 경험으로 인해 항생제에 대한 내성이 생긴 사람들이 많아 쉽게 치료되지 않는다. 바이러스성폐렴의 경우 증상이 시작된 후 48시간 안에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면, 발열과 바이러스 전파를 감소시킬 수 있다.

건조하지 않도록 습도를 높여 환자에게 충분히 수분을 공급하는 것이 좋다. 저산소증이 있는 경우에는 산소를 투여하고 더운 찜질로 가슴 통증을 줄이기도 한다. 기침이 심하면 기침 억제제를 사용해 증상을 완화시킨다.

폐렴구균백신 접종으로 예방해야
감기 등 호흡기질환의 예방을 위해서는 가급적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피하는 것이 좋다. 야외활동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도록 한다. 손을 씻을 때에는 비누칠 후 적어도 30초 이상 구석구석 씻도록 한다. 평소 구강청결에도 신경 써야 한다. 노인이나 소아의 경우 체온조절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목욕 후에는 재빨리 물기를 닦아내도록 한다.

만약 호흡기질환에 걸렸다면 폐렴으로의 이환을 막기 위해 가능한 한 빨리 치료를 받고 충분한 휴식을 취해 증상을 호전시켜야 한다.

생활 속 예방뿐 아니라, 노인 등 고위험군은 미리 폐렴구균백신 접종을 통한 예방이 필요하다. 이 폐렴구균백신을 접종할 경우 만성질환자는 65~84%의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 폐렴구균백신 접종 환자는 미접종자와 비교하여 치사율 또는 중환자실 입원율이 무려 40%나 감소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폐렴구균백신은 보건복지부가 2013년 5월부터 국가지원 항목에 포함시켜 65세 이상 노인들은 무료로 접종할 수 있다.

도움말=현인규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

김동성기자/estar@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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