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송도 11공구 쟁탈전, 실상은 빛 좋은 개살구

▲ 사진=연합

인천경제청이 개발하는 송도국제도시 마지막 토지인 11공구를 선점하기 위해 기관과 기업, 학교간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실상을 조금만 들여다 보면 ‘빛 좋은 개살구’라는 지적이 나온다.

송도 11공구 중 매립이 완료된 11-1공구를 원하는 기관과 기업, 학교 8곳 중 계약체결 등 토지 공급이 확정된 곳은 2곳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26일 인천시, 인천경제청에 따르면 11-1공구 토지 공급이 확정된 곳은 시 자산이관을 위한 41만6천㎡와 인하대 이전부지 22만4천700㎡ 등 돈 받고 팔 수 있는 가용토지 344만7천255㎡ 중 18.6%에 불과하다.

나머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인천도시공사, 인천경제산업정보테크노파크(IBITP), 연세대, 인천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땅을 확보하기 위한 ‘찔러보기’ 또는 협약단계에 등에 머물러 있다.

이들은 토지 확보에만 급급해 구체적인 계획은 부족, 11공구가 처음 계획과 달리 투기장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매매계약을 체결한 인하대도 토지 공급이 순조롭지는 않다.

인하대는 학교용지 22만4천700㎡를 매입하고 지식기반서비스용지 약 5만㎡를 덤으로 받았지만 재정난으로 일부만 사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인하대는 토지가격 1천76억 원 중 482억 원을 납부하고 나머지는 등기 후 분납 하기로 했는데 내년 4월 19일까지 잔금을 납부하지 않으면 연체 이자가 발생한다.

경제청은 덤으로 준 지식기반서비스용지 약 5만㎡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가 남는다.

LH는 시에 송도 개발을 지속적으로 요청, 시는 공동주택 용지 약 10만9천㎡를 개발 후보지로 생각하고 있지만 확답은 주지 않은 상태다.

인천도시공사가 원하는 105만6천㎡의 토지는 아이디어 제시 수준에 머물러 있고 IBITP가 요구하는 약 18만~22만㎡도 토지 부족 등을 이유로 11-1공구 공급은 어렵다.

연세대는 1단계 사업인 기존 송도 5·7공구 부지에 이어 2단계로 11공구에 학교·연구시설 약 62만7천㎡ 등 약 80만㎡를 원하고 있지만 경제청과의 협약 미이행으로 공급이 불확실하다.

인천대는 R&D 연구시설 유치를 조건으로 연구시설용지 33만㎡를 요구중이지만 연구시설 유치가 확정적이지 않은데다 매입할 자금에 대한 여력도 부족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1공구 약 100만㎡의 매입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경제청에 매입의사를 전하지 않고 있다.

특히 최근 형식적인 외국인투자기업을 이용해 토지를 50년간 무상임대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어 사실상 11-1 추가 매입은 어려운 상태다.

삼성바이오 설립 당시에는 경제자유구역 투자 요건인 외국인 투자 지분 10%를 맞췄다.

하지만 출자금 원금과 이자를 보장하는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해 현재 외국인 지분율은 0.08%에 불과, 사실상 순수 국내기업이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11공구를 원하는 곳은 많다”며 “내년 3월까지 토지공급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기정·주재홍기자/ckj@joongboo.com



관련기사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