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나물 급행버스… 45명 정원에 70여명 '꽉꽉'

서울로 출·퇴근하는 인천시민 편의를 위해 개통된 간선급행버스(BRT)가 출·퇴근 시간에 극심한 혼잡이 빚어지면서 이용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2일 인천시와 인천교통공사에 따르면 청라-강서 간 BRT는 개통 당시인 지난 2013년 8월 한 달간 3만5천936명의 이용객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 6월에는 8만7천855명으로 144% 증가했다.

연간 적자보전액은 개통 당시 22억 원에서 지난해 14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자체수익 충당률도 개통 당시 40%에서 최근엔 70%까지 증가했다.

BRT 이용객이 크게 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용객들이 출·퇴근 시간에 집중적으로 몰리고 있지만 버스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45명 정원인 버스에 70명이 넘는 승객이 타면서 입석 승객이 많아졌다. BRT 이용객 대부분은 서울로 출·퇴근하는 인천 서구와 계양구 시민들이다.

개통 당시 10대(9대 운행, 1대 예비차)가 운행되던 BRT는 이용객이 늘면서 지난 2014년 7월 3대가 증차돼 총 13대(12대 운행, 1대 예비차)가 운행되고 있다.

하지만 늘어난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용객이 불편을 겪는 출·퇴근 시간만이라도 증차를 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는 이유다.

그러나 인천시와 인천교통공사는 현재 청라-강서 간 BRT가 적자노선이고 출·퇴근 시간만을 대상으로 증차를 하는 것은 현실적인 이유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주말과 평일 출·퇴근 시간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간에는 승객이 많지 않고, 새로 버스를 구입하고 운전기사를 채용해야 하는 입장에서 출·퇴근 시간만을 위한 증차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인천교통공사 관계자는 “평일에는 3천500여명이 이용하지만 주말 하루 평균 이용객은 1천800여명에 불과하다”며 “특히 일요일은 이용객이 1천명 정도에 불과해 평일과 주말을 합친 하루 평균 이용객은 2천700명 정도인 상황에서 출·퇴근 시간을 위해 버스와 운전기사를 새로 채용해야 하는 것을 섣불리 결정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시민 편의를 위해 만든 BRT에 이용객이 증가해 불편을 겪고 있다면 적자를 감수하고라도 공급을 늘려야 하는 게 맞다”며 “재정난이라고 해도 시민들을 위한 이런 ‘착한 적자’는 감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상우기자/theexodus@joongboo.com

▲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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