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현은 4일 안양 KGC인삼공사전서 18득점·10리바드의 활약으로 팀 승리를 이끌며 암 투병 중인 아버지에게 값진 '생일 선물'을 선사했다. 사진은 원주 동부와의 경기 모습. 연합
고양 오리온의 이승현이 아버지에게 뒤늦게 값진 ‘생일선물’을 선사했다.

이승현은 4일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18득점·10리바운드의 더블더블 활약으로 85-69 승리를 이끌었다. 오리온은 이날 승리로 공동 2위로 올라섰다.

앞서 지난달에는 이승현의 아버지 이용길 씨가 암 투병 중이라는 안타까운 소식이 알려졌다. 이 씨는 지난해 봄 폐암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효심이 깊은 이승현에겐 큰 아픔이었다.

이런 이유로 추일승 감독은 이승현이 숙소가 아닌 집에 머물며 훈련에 참가할 수 있도록 배려하기도 했다.

지난달 31일은 이 씨의 생일로 서울 SK와의 홈경기가 있는 날이었다. 이날은 이른바 ‘송년 매치’로 프로농구 사상 처음으로 밤 10시에 경기가 진행됐다.

이승현은 29일 인천 전자랜드와의 경기 후 “31일은 아버지 생신인데 저녁식사 약속은 취소됐지만, 승리를 선물한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멋진 경기를 펼치겠다”고 다짐했었다.

하지만 접전 끝에 74-77로 패하며 ‘승리 선물’을 안기지 못했다.

게다가 1점을 뒤진 상황에서 경기 종료 4초를 앞두고 시도한 골밑 슛이 불발돼 아쉬움은 더 컸다.

이승현은 4일 승리 후 “지난달 31일 경기에서 아쉽게 져 팀 분위기가 가라앉을 것으로 우려했지만 공수 움직임이 모두 좋아 승리할 수 있었다. 앞으로 원주 동부, 전주 KCC 등 높이가 좋은 팀들을 상대로 외국인 선수 한 명이 없이 버텨야 하는데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어 “지난 비시즌 동안 아버지 건강이 안 좋아지셔서 준비를 잘 하지 못했는데, 다행이 아버지가 경기를 보러 오시기도 하고 건강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셔서 마음이 많이 놓인다”며 “이런 부분이 더욱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장환순기자/janghs@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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