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형과 연애취향이 뭐예요. 자신의 매력점수는 몇점’ 한양대·경희대학교 일부 과학생회가 신입생 자기소개양식에 성적 수치심을 줄 수 있는 질문을 담아 논란이다.

인권기관은 ‘성 상품화, 인권 침해에 해당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양대학교 에리카 소프트웨어학부는 학과 인터넷 카페에 2017년 신입생을 대상으로한 자기소개서 양식에 ‘출신지역과 고등학교, 주량, 자신의 매력지수와 그 이유, 이상형, 연애를 한다면 연상 연하, 장기자랑’ 등에 대한 질문을 올렸다.

이 카페는 학과 오리엔테이션 등 학과 일정을 공유하는 커뮤니티사이트다.

신입생들이 작성한 자기소개는 학과카페에 가입한 선배 및 동기에게 모두 공개된다.

경희대 학생 3만3천명이 가입돼 있는 페이스북 ‘대나무숲’에도 17학번 한 신입생은 자기소개서 양식에 ‘애인 여부, 술버릇, 잠버릇, 외모’등을 묻는 질문이 있어 불쾌했다고 의견을 게시했다. 해당 사이트에는 ‘전통이 아니라 꼴통’, ‘과를 밝혀라 쓰레기’ ‘소개팅 매칭을 위한 질문’ 등 비판 댓글 수 십여개가 달렸다.

경희대 신입생 이 모씨는 “선배들도 보고 있고 눈치가 보여 답변을 안 할 수도 없는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양대 학생 박 모씨는 “불쾌함을 느낀다”며 “해당 과는 신설된 지 얼마 안 돼 아직 아직 학생회도 없는 등 어수선하지만 좀 더 신중하게 질문을 작성해야 한다”고 했다.

한양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해당 사항에 대해 학생회장단과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고, 경희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현재 어떤 학과에서 질문했는지 파악하고 있다. 12일 학생중앙위원회에서 해당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권기관 등은 일부 질문들의 경우 성 상품화, 인권침해 등의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지적했다.

김주아 수원시인권센터 인권보호관은 “일부 질문들의 경우 작성한 학생의 인권의식 부족이 엿보인다”며 “특히 자신의 매력 등에 숫자를 주고 공개하는 것은 성 상품화의 논란도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고 질문을 변경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지성기자/sorry@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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