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기초단체 시설관리공단 필수인가, 필요악인가 (下)

인천 연수구와 동구는 각각 구의회와 시설관리공단 설립을 놓고 의견 충돌을 빚고 있다.

부평구와 남동구, 중구 등 시설관리공단이 있는 인천 7개 기초단체들은 채용비리, 구청장 낙하산 인사 논란, 운영상 비리의혹 등에 시달렸다.

설립해야 한다는 측과 필요없다는 의견이 첨예한 가운데 인천 옹진군은 시설관리공단 설립이 시기상조라고 보고 당초 설립 계획을 접었다.

▶옹진군, 수익없는 공단 설립은 안해

옹진군은 지난 2010년 9월 시설관리공단 설립 용역 결과, 공단 설립이 이르다고 판단했다.

인천 10개 군·구 중 유일하게 시설관리공단 설립에 대해 스스로 유보적 입장을 취한 셈이다.

공기업 경상수지비율은 예상영업수익이 예상영업비용의 5할 이상이어야 하지만 옹진군은 시설관리공단이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결론냈다.

유일한 수익사업이었던 골재채취는 기존 민간업체와 갈등 가능성 있다고 봤다.

골재채취 사업이 없으면 경상경비 5할 이상이라는 조건을 충족할 수 없다는 결론이었다.

▶공공서비스 vs 주민 부담

당시 용역 결과에서 공단이 설립되면 주민 편익 증대, 군청 이미지 제고 등 공익적 성과가 있을 것이란 내용도 있었다.

세금이나 수수료 인상 없이 특별한 노력으로 재정수입이 증대되면 더 많은 주민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속가능한 수익모델이 없는 시설관리공단 설립은 무리라는 결론이 나왔다.

옹진군도 용역 결과를 받아들였다. 향후 관광수입은 증대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당장 공단 설립은 이르다는 판단을 내렸다.

옹진군은 공단을 운영할 수 있는 환경, 그 환경에 맞춘 경영기법 검토, 공단이 자립할 수 있는 수익구조가 생기지 않으면 결국 공단 운영이 주민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을 더 중요하게 본 것이다.

수익구조와 장기적 경영계획 없이 공공서비스만 강조하며 공단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다른 구청들과 대비되는 행보다.

정창훈 인하대 행정학과 교수는 “기초단체 시설관리공단 설립이 대세지만 옹진군은 여건상 적절한 판단을 한 것으로 생각된다”며 “인구수와 관리 대상 공공시설 등 여건을 갖출 경우 공단 설립이 필요하겠지만, 지방공기업은 검의 양날 같아서 잘 만들고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지혜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김종환기자/cnc4886@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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