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부부·사회초년생 북새통

▲ 5일 경기도청 광교신청사 부지에 들어선 따복하우스 홍보관 전경. 청약신청자들이 홍보관에 들어서기 위해 길에 늘어져 있다. 12일부터 이날까지 홍보관을 방문한 누적방문자는 2천600명을 넘어섰다. 사진=경기도시공사
경기도형 임대주택인 ‘광교 따복(따뜻하고 복된)하우스’ 입주 청약이 시작된 첫 주말인 14~15일 양일간 광교신도시 한복판에 마련된 견본주택(홍보관)에는 젊은 신혼부부와 사회초년생들이 북새통을 이뤘다.

신혼부부용 임대주택인데도, 지난 12일 오후부터 나흘동안 홍보관을 찾은 방문객수가 2천611명에 달했다.

업계에서는 “고작 291호에 불과한 임대주택 입주자를 모집하기 위해 모델하우스까지 만든 것 자체가 파격적인 실험”이라면서 “경기도시공사가 앞으로 경기지역에 1만호를 짓는 임대주택을 홍보하기 위해 모델하우스를 만든 전략이 적중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현장에서 만난 방문객들은 따복하우스의 컨셉과 조건에는 만족감을 표시하면서도 ‘브랜드’에 대해서는 찬반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공유형 임대주택 관심 집중 … 주거문화 ‘새 바람’ 일으킬까 = 지난 14일 오후 2시께. 홍보관은 인파가 몰리면서 20분 가량 대기해야만 내부를 둘러볼 수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15일 오후 5시까지 집계된 청약 상담은 806건, 누적 방문객은 2천611명에 달했다.

따복하우스가 기존 국토교통부의 행복주택과 궤를 달리하는 부분은 공유공간이다. 저출산문제 해결 및 주거비용 절감 등 사회적 현안을 주거문화 개선을 통해 풀겠다는 따복하우스의 취지를 공유공간에 녹여냈다.

실제 홍보관 1층에는 따복하우스에 들어설 대부분의 공유공간이 조성돼 입주 희망자들의 이해도를 높였다. 먼저 오픈키친(Open Kitchen)은 입주민들이 누구나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공동주방이다. 입주민들이 음식을 함께 만들어 먹으며 관계를 형성함으로써 이제는 사라진 개념이 된 ‘이웃사촌’의 부활을 통해 공동체를 활성화시킨다는 취지로 설계됐다.

옥상텃밭에서는 오픈키친에서 사용될 식재료들을 직접 재배할 수 있다. 가족간, 이웃간의 유대를 돈독히 할 수 있어 몇 년 전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주말농장을 주택 안으로 들였다. 공동거실과 공동 어린이 놀이공간은 층간소음 문제로 집 안에서 마음껏 뛰어놀 수 없었던 아이들에게는 안전하고 쾌적한 놀이공간을 제공하고, 부모들에게는 아이들을 돌보며 편안히 쉴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경기도와 경기도시공사는 공유공간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청약 1순위 모집분야에 보육교사 자격증 소지자 또는 1년 이상 경력자, 의사·약사·간호사 면허증 소지자, 조리관련 자격증 소지자 또는 1년 이상 경력자, 문화·예술 관련 학과 전공자, 요가강사 또는 헬스트레이너 경력 1년 이상, 경기도마을활동과정 수료자 등을 포함시켰다.

예술·인문학적 소양을 지닌 사람들과 전문직 종사자들을 우선적으로 모집해 재능기부를 통한 공동체 활성화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신혼부부형 따복하우스에 국·공립 어린이집 조성을 계획해, 임대주택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완화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러한 장점들이 시너지효과를 발휘해 청약 첫 주말 방문객들을 이끌어냈다고 분석하고 있다.

경기도시공사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임대주택이 들어선다고 하면 주변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심한 편이지만, 따복하우스의 경우 국·공립 어린이집 조성계획이 포함돼 부지 확보에 큰 도움이 됐다”면서 “그간 임대주택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완화하고, 공유공간을 통한 주거문화 혁신을 이룰 따복하우스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반응 엇갈린 ‘따복’ 브랜드 = 따복하우스는 주변 시세의 60~80% 수준인 저렴한 임대료와 출산자녀수에 비례한 임대료 대출이자 감면 혜택 등으로 첫 청약접수 흥행에 성공했지만, 명칭에서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났다.

홍보관에서 만난 장재현(32)씨는 “화성 병점에 들어서는 사회초년생형 따복하우스에 관심이 생겨 와봤는데 공공임대주택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세련된 디자인과 인테리어에 무척 놀랐다”면서도 “다만 세련된 주거환경에 비해 따복하우스라는 명칭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남경필 지사의 사회복지브랜드 ‘따복’이 주택 이름에도 적용되면서 트렌드에 민감한 일부 젊은 세대들에게 거부감을 일으킨 것이다.

일부 방문객들은 남 지사의 공관인 굿모닝하우스 등의 예를 들며 ‘굿모닝’이란 명칭을 사용했으면 호감도가 높았을 것이라는 지적을 했다.

반면 따복하우스라는 이름에 만족하는 의견도 다수 있었다.

신혼부부형 광교지구에 청약을 접수한 김현기(31)·김선영(27) 부부는 “요란스럽게 영어로 치장하지 않은 순 우리말로 이름이 붙여진게 색달랐다”면서 “따뜻하고 복되다라는 이름의 뜻이 주택사업의 취지와도 부합해 잘 어울리는 네이밍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경기도시공사 관계자는 “따복하우스의 명칭은 경기도에서 정책적으로 결정된 부분이기 때문에 변경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 “생소한 단어여서 처음에는 적응이 어려울 수 있으나 앞으로 따복하우스가 1만호까지 확대되면 고유명사로 인식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황영민기자/hym@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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