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는 관심이다”

지난 1일자로 인천 남동구는 만수종합장애인복지관을 혼합직영으로 전환했다.

공개모집을 통해 첫 취임한 정재호(41) 관장은 직책에 비해 꽤 젊지만 복지 17년 경력의 전문가다.

정 관장은 군복무를 마친 24세에 부평에 있는 은광원이란 장애인거주시설에 취업하며 복지와 첫 인연을 맺었다.

체격이 좋은 정 관장은 평소 경찰을 꿈꿨지만, 군 제대 후 바로 아버님이 돌아가시며 가장이 되어야 했다.

그는 “당시엔 그나마 사회복지업무가 공무원과 비슷해 보였고, 좋은 일도 하고 있다는 이상적인 생각으로 선택했다”고 한다.

정 관장이 맡은 기능직은 시설의 온갖 궂은일은 물론 장애인의 똥귀저기까지 갈아줘야 하는 막일이다.

정 관장은 “남들은 하필 힘들고 지저분하고 힘든 일을 하냐며 다른 직장을 권하기도 했지만, 어린 마음의 영웅심 때문이었는지는 몰라도 왠지 나는 전혀 그런 느낌이 들지 않았다”고 했다.

이후 연수구 동춘동에 있는 인천장애인종합복지관으로 일자리를 옮겨 10년을 지냈다.

복지업무는 기능직과 복지사의 실무가 다르다.

업무 한계를 느껴 사회복지사자격증을 취득했고, 사회복지사의 다양한 업무를 습득했다.

이어 영흥도에 있는 장애인거주시설에서 5년간 투숙 장애인들과 함께 생활을 하며 지냈다.

지금의 아내는 당시의 동료였다. 그 곳에서 만나 결혼, 그리고 아이와 함께 가정도 이뤘다.

아이의 양육문제로 아내와 떨어져 일주일에 한번 집에 들르며 일을 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어머님에게 노인성 치매가 왔고, 요양병원 수속을 밟는 과정에서 우연히 노인복지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

지금의 자리에 오기 전 송도 영락원에서의 근무는 그에게 노인복지를 배우는 좋은 기회였다고 한다.

정 관장은 “사회생활을 복지로 시작해 여기까지 왔다. 그리고 앞으로도 복지로 끝날 인생인 것 같다”며 “사회의 복지에 대한 관심여부로 혜택과 수혜자가 결정된다. 다행히 젊은 복지종사자들이 사명감으로 일을 해주고 있는 만큼, 국민들이 관심을 좀 더 기울여 준다면 더 나은 복지사회가 실현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범수기자/ameego@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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