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KR 10년 만에 결국 무산

2007년부터 시작된 유니버설 스튜디오 코리아 국내 유치 사업이 10년간의 표류 끝에 결국 무산됐다.

16일 한국수자원공사는 송산 국제테마파크 우선협상대상자인 유니버설스튜디오코리아(USK) 컨소시엄과 사업협약 기간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수공과 USK 컨소시엄은 지난해 12월 31일 협약 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기간 연장을 위한 협의를 진행했으나, 쟁점사항에 대한 입장 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유니버설스튜디오 판권을 가진 미국 유니버설 파크&리조트(UPR)의 사업 참여 여부와 1단계 사업 납입투자금 8천500여억 원 확보 등이 이번 사업의 최대 쟁점이였다.



◇유니버설스튜디오, 굴곡의 10년= 경기도와 한국수자원공사, 화성시의 유니버설스튜디오 유치사업 시작은 지난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10월 미국 순방에 나선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유니버설스튜디오 할리우드를 찾은 후, 피터 왕 UPR 부사장을 만나 “경기도에 유니버설스튜디오를 유치하고 싶다”고 전했다. 유니버설스튜디오는 디즈니랜드에 이은 세계 2위의 테마파크다.

같은해 11월 경기도는 화성시와 한국수자원공사 유니버설스튜디오 파크앤리조트, 산업은행 등이 참여하는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 2012년 완전개장을 목표로 470만㎡ 규모의 테마파크와 호텔 등을 조성하는 사업을 공표한다.

이후 2010년 1월 롯데자산개발·포스코건설·쌍용건설 등이 참여하는 프로젝트 금융투자회사(PFV) 유니버설스튜디오 코리아리조트(주)(USKR)가 구성되며 사업은 급물살을 타는듯 했다.

하지만 수자원공사와 USKR측이 5천40억 원 규모의 토지대금을 두고 지속적인 이견을 보이며 사업 추진은 지지부진해졌고, 결국 2012년 9월 USKR이 사업 포기를 선언하며 유니버설스튜디오 국내 유치는 한 차례 무위로 돌아갔다.

그렇게 사라지는 듯했던 유니버설스튜디오 유치사업은 같은해 12월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국제테마파크 사업의 차질 없는 추진’을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가사회생의 기회를 맞았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 후 친박 핵심이자 유니버설스튜디오 사업 대상지를 지역구로 둔 새누리당 서청원(화성갑) 국회의원이 발의한 ‘산업 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산입법) 개정안’이 2015년 5월부터 시행됨으로써 유치사업은 다시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같은해 9월 국제테마파크 사업계획 공모를 통해 12월 중국 국영건설사·대우건설 등이 참여하는 유니버설스튜디오 코리아(USK)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지만, 1차 협약 완료 기간인 지난해 8월 31일까지 UPR의 참여 여부조차 이끌어내지 못하며 사업은 또다시 위기에 봉착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USK 컨소시엄과 사업협약 기간을 지난해 12월 31일까지 한 차례 연장했지만, 만료 기간이 도래했음에도 UPR의 사업 참가 등 쟁점사항이 해결되지 않아 유니버설스튜디오의 국내 유치는 또다시 백지로 돌아가게 됐다.



◇쟁점, 유니버설스튜디오 판권 확보 실패= 유니버설스튜디오 국내 유치의 가장 큰 관건은 테마파크 판권을 가진 미국 유니버설 파크&리조트(UPR)의 사업 참여 여부였다.

하지만 USK 컨소시엄이 구성 1달여 후인 2016년 1월 1일자 중앙일보에서 ‘미국 유니버설 본사는 한국수자원공사가 주관하는 이번 프로젝트에 아예 참여조차 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기사가 보도되며 사업은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2015년 12월 30일 미국 유니버설 본사측은 “우리는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지 않다. 수자원공사와 어떤 사업적 관계도 맺고 있지 않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불투명한 사업 추진상황이 자금 조달 실패로 이어졌다.

USK 컨소시엄에는 수공(19.9%), 한국산업은행(19.9%), 도(道)·시(市)(5%) 등 공공기관과 USKPH·PAG·천마콘크리트(20%), CTS(5%), 대우건설(5%), CSCEC(18.53%), 도화엔지니어링(6.67%) 등 민간투자사 10곳이 참여했다. 이들이 모집하기로 한 1단계 사업 납입투자금은 8천516억800만 원 규모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31일 협약 기간이 만료되기 전까지도 USK 컨소시엄은 납입투자금을 마련하지 못했고, 결국 수자원공사는 협약 기한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하게 됐다.



◇경기도·화성시 “관광사업 계속 이어가기로”= 이번 사업협약 종료로 유니버설스튜디오 코리아 유치는 물거품이 됐지만, 관계 기관들은 해당 부지에 대한 관광사업 유치 노력을 이어갈 방침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또다시 유니버설스튜디오 유치를 재개하겠다는 말은 할 수가 없다”면서도 “국제테마파크 부지는 관광시설용지로 지정돼 있기 때문에 큰 틀에서 관광사업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에는 관계기관간 이견이 없다. 수자원공사와 화성시와 추후 협의를 거쳐 진행방향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화성시 관계자 또한 “국제테마파크 사업에 대한 화성 서부권 주민들의 열망이 매우 크고, 전체 사업이 정리된 것이 아니라 컨소시엄 계약이 불발된 것이기에 앞으로 사업이 정상화되도록 노력한다는 것이 화성시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황영민기자/hym@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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