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대회라 생각하고 출전했는데 우승까지 해 정말 행복해요.”

제98회 전국동계체육대회 스피드스케이팅 여일반부 500m 결승에서 41초82의 기록으로 정상에 오른 윤지원(26·동두천시청)은 이번 동계체전을 끝으로 선수생활을 접고 새로운 길을 걷는다고 한다.

지난 주 훈련 도중 발목을 다친 그는 통증을 이겨내고 완주하는 게 목표였지만 ‘깜짝’ 금메달을 획득하며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전국체전에서 수확한 500m 금메달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지원은 “발목 상태가 좋지 않아 우승은 기대하지 않았다. 넘어지지 말고, 실수하지 않고 레이스를 펼쳐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생각보다 결과가 좋아 놀랐다”고 말하며 웃었다.

스피드스케이팅 코치로 일하는 아버지를 따라 8살 때부터 경기장을 쫓아 다니며 자연스럽게 얼음과 가까워졌다. 그는 “선수들 훈련 모습을 봤는데 정말 멋있었다. 나도 선수들처럼 멋지게 타고 싶었다”고 돌이켰다.

의정부 부용중과 의정부여고를 나온 그는 일찌감치 각종 국내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두각을 나타냈다. 하지만 선수생활이 순탄한 건 아니었다. 20년 가까이 스케이트를 타면서 위기도 많이 겪었다.

고등학교 1학년 땐 빈혈이 심해 병원 신세를 졌다. 그해 전국체전을 제외한 모든 대회에 나가지 못했다. 그는 “몸이 너무 안 좋아 운동을 아예 그만둘까도 생각했지만 다행이 회복이 잘돼 이듬해부터 다시 대회에 출전할 수 있었다”고 했다. 앞으로 새로운 일을 해보고 싶다는 그는 당분간 쉬면서 미래를 그릴 계획이라고 한다.

17일 1천m에도 출전하는 윤지원은 “발목 상태를 감안해 참가하는 데 의미를 둘 생각”이라고 말했다.

장환순기자/janghs@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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