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서서히 침몰하고 있는 세월호에 타고 있는지 모른다. 이미 초주검이 된 선장을 놓고 침몰 원인을 따지며 기관장, 항해사, 갑판원 등 모두가 기우는 배 안에서 서로 책임을 묻고 있다. 그나마 과실이 적은 갑판원이 선장을 억지로 끌어내려 무릎을 꿇리려 하자 선장은 저항모드로 돌아선 형국이다. 어디에도 이 난관을 헤쳐나갈 메시아는 보이지 않는다. 그들은 침몰직전 빠져나갈 것이다. 결국 남는 이는 선내에서 대기하라는 방송을 들은 국민들이다.

 국정운영자와 정치인들은 우리를 지켜주지 못했다. 구한말 이후 역사가 증명한다. 그들은 정쟁속에 어떻게 하면 권력을 잡을 것인지만을 고민했다. 정권을 잡기위해 국민을 분열시켰다. 지금도 나라안 정치는 전면 투쟁모드다. 국가 경제위기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는데 오히려 겨묻은 경제인들을 겁박하는 모양세다. 괴물과 싸우는 사람은 그 싸움에서 스스로도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하는데, 권력에 심취한 그들은 괴물이 돼가고 있다. 일부 국민들도 SNS속에서 거짓을 양산하며 마치 사실인 듯 스스로 세뇌하는 작은 괴물이 되고 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형국이다.

 한국 경제는 이미 위기다. 조선산업은 무너졌고, 전자분야도 중국 샤오미 등에 밀리는 추세다. 인공지능(AI)분야도 미국과 중국에 뒤쳐졌고, 올해 경제성장률도 지난해(2.7%)보다 낮은 2.5%로 전망됐다. 미래 먹거리인 차세대 산업도 불투명하다. 더욱 큰 문제는 우리가 터널로 들어가고 있는지 아니면 나오고 있는지 조차 모를 정도로 암흑·혼돈의 시대에 있다는 점이다. 한국의 정세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대처방안을 고민하는 한국판 어벤저스는 어디 있는가. 국가를 안위를 걱정하고 국가의 미래를 위해 고뇌하는 그들은 지금 어디 있는가. 한국의 미래에 대한 전망과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 우리 미래가 어디를 향하는 지 알 수 없다. 그 비예측성이 국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세계는 극도의 자국이기주이, 국수주의를 통해 미래를 향해 가고 있다. 스트롱맨 트럼프 美대통령 당선인은 겁박을 통해 中알리바바, 日도요타·소프트뱅크, 佛 루이뷔통, 현대기아자동차까지 수 조원~수 십조원의 투자약속을 받았다. 미국 사회는 대담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아이언맨의 주인공 '토니 스타크'의 실제 모델인 CEO 엘론 머스크는 '2025년이 오기 전에 화성에 사람을 보내겠다'고 했다. 우주기지를 건설하겠다는 의미다. 얼핏 황당하게 들리지만 그들은 결국 해낼 것이다. 중국은 군사위협과 경제공세를 통해 한·미·일 3국 협력 체제의 가장 약한 고리인 한국을 끊어내 아시아의 패권을 장악하려 한다. 일본은 다시금 위안부 문제를 거론하며 통화스와프 협상 중단을 통해 한국을 벼랑끝으로 몰고 일본의 국론 통합을 도모한다. 스트롱맨이 이끄는 동·서방 국가와 국민의 사고는 미래를 향한다.

 한국의 기초 체력은 허약해질대로 허약해졌는데도 우리는 계속 거꾸로 가고 있다. 지난 3년간 세월호 7시간에 정부를 포함한 전 국민이 갇혀있다. 이 과거로의 회귀 시간이 장기화되면 회복에도 수 많은 시간이 걸린다. 무너진 사회가 정상화되는 기간 동안 사회가 극심한 진통을 겪더라도 권력과 부(富)를 쥔 이들은 고통의 강도가 서민보다 현저히 낮다. 먼저 무너지는 것은 서민들이다.

 까마귀는 까마귀의 세상이 있고, 참새는 참새, 황새는 황새의 세계가 있다. 정치인은 그 태생이 정치인이다. 항상 정쟁의 한 가운데 있는 사람들이다. 국민들은 더 이상 정치인들의 정치놀음에 부화뇌동해서는 안된다. 대통령을 포함한 친박(親朴), 친문(親文) 등 정치인의 어리석은 통치행위는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분노를 누그러뜨리고 차분해져야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수 백~수 천년간의 인고(忍苦)의 역사에서 보인 우리 국민의 저력이다. 이 번에 촛불에서 그 자유민주주의 저력을 다시금 확인했다. 우리사회의 힘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헌법에 답이 있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헌법 1조 2항). 결국 질곡의 문턱을 넘는 답은 하나다. 지금 우리사회에서 어벤져스나 메시아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기울어져가고 있는 세월호는 국민에 바로 세워 미래바다로 항해해야한다. 우리 각자가 어벤져스 일원이 돼 자신과 가정, 국가를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국가의 미래를 설계하고 최선을 다하는 방법밖에 없다. 과거 수 년 동안 매번 위기라고 했지만 진정한 위기는 아니었다. 이번에도 기우이길 바랄 뿐이다. 김만구/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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