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출판사는 4명 이하 직원이 일하는 출판사를 이르는데, 파주시에만 대략 500여 곳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19일 파주시에 따르면 파주시는 송인서적과 거래를 한 지역 소규모 출판사를 지원하기 위해 현재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다.
파주시는 조사가 끝나면 지역 14개 도서관의 서적구매 예산 가운데 7억원으로 송인사태로 피해입은 소규모 출판사의 도서를 사들여 경영자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돕기로 했다.
송인서적은 지난 2일 돌아온 100억 원 규모 어음 중 일부를 처리하지 못해 1차 부도를 낸 뒤 3일 최종 부도 처리됐다.
송인서적과 거래해 온 전국의 출판사는 2천여 곳으로, 피해 규모는 어음부도와 도서피해 등 직접적인 피해액이 300억 원, 연관 산업까지 포함하면 500억∼600억 원으로 추산된다.
파주시 출판단지에서 1인 출판사인 유유출판사를 운영하는 조성웅(44) 대표는 2012년 1월부터 최근까지 송인과 거래를 이어왔다.
조 대표는 “송인 물류창고에 쌓여 있는 내 책을 당장에라도 꺼내 오고 싶지만 채권단에 문의해도 책을 당장 돌려받을 수 없다는 답변뿐”이라면서 “그렇다고 송인 관계자들이 지금 당장 책값을 줄 수 있는 처지도 아닌데 이런 상황이 너무 막막하다”고 했다.
그는 “송인과 거래를 해온 소규모 출판사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정부가 낮은 금리로 돈을 빌려준다고 하지만 어차피 갚아야 할 돈”이라며 “다른 업체가 송인을 인수하더라도 이미지가 추락해 예전과 같은 매출은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정부나 사회적 기업 등이 송인을 인수해 투명하게 경영하면서 송인이가지고 있는 전국 거래망을 잘 살린다면 반드시 재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파주시 탄현면에서 1인 출판사를 경영하는 김영조(58) 대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그도 송인으로부터 1천700여만 원의 책값을 받지 못해 요즘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김 대표는 “대형 출판사는 여유 자금이 있을 수 있겠지만 우리처럼 영세한 1인 출판사는 이번 사태로 정말 타격이 크다”면서 “앞으로 출판업을 계속해야 할지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송인 물류창고에 내가 만든 300여권의 책이 보관돼 있다”면서 “채권단이 그 책을 내게 돌려줄지, 매각할지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정부에서 저금리로 영세 출판사를 지원하겠다고 하지만, 어차피 갚아야 할 돈”이라며 “정부가 적극 나서 영세업체들이 재기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방안을 만들어 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박상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