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인서적 부도. 사진=연합
국내 2위 서적 도매상인 파주시 파주읍의 송인서적 부도 사태로 송인과 거래를 해온 1인 출판사들이 연쇄부도 위기에 놓였다.

1인 출판사는 4명 이하 직원이 일하는 출판사를 이르는데, 파주시에만 대략 500여 곳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19일 파주시에 따르면 파주시는 송인서적과 거래를 한 지역 소규모 출판사를 지원하기 위해 현재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다.

파주시는 조사가 끝나면 지역 14개 도서관의 서적구매 예산 가운데 7억원으로 송인사태로 피해입은 소규모 출판사의 도서를 사들여 경영자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돕기로 했다.

송인서적은 지난 2일 돌아온 100억 원 규모 어음 중 일부를 처리하지 못해 1차 부도를 낸 뒤 3일 최종 부도 처리됐다.

송인서적과 거래해 온 전국의 출판사는 2천여 곳으로, 피해 규모는 어음부도와 도서피해 등 직접적인 피해액이 300억 원, 연관 산업까지 포함하면 500억∼600억 원으로 추산된다.

파주시 출판단지에서 1인 출판사인 유유출판사를 운영하는 조성웅(44) 대표는 2012년 1월부터 최근까지 송인과 거래를 이어왔다.

조 대표는 “송인 물류창고에 쌓여 있는 내 책을 당장에라도 꺼내 오고 싶지만 채권단에 문의해도 책을 당장 돌려받을 수 없다는 답변뿐”이라면서 “그렇다고 송인 관계자들이 지금 당장 책값을 줄 수 있는 처지도 아닌데 이런 상황이 너무 막막하다”고 했다.

그는 “송인과 거래를 해온 소규모 출판사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정부가 낮은 금리로 돈을 빌려준다고 하지만 어차피 갚아야 할 돈”이라며 “다른 업체가 송인을 인수하더라도 이미지가 추락해 예전과 같은 매출은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정부나 사회적 기업 등이 송인을 인수해 투명하게 경영하면서 송인이가지고 있는 전국 거래망을 잘 살린다면 반드시 재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파주시 탄현면에서 1인 출판사를 경영하는 김영조(58) 대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그도 송인으로부터 1천700여만 원의 책값을 받지 못해 요즘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김 대표는 “대형 출판사는 여유 자금이 있을 수 있겠지만 우리처럼 영세한 1인 출판사는 이번 사태로 정말 타격이 크다”면서 “앞으로 출판업을 계속해야 할지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송인 물류창고에 내가 만든 300여권의 책이 보관돼 있다”면서 “채권단이 그 책을 내게 돌려줄지, 매각할지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정부에서 저금리로 영세 출판사를 지원하겠다고 하지만, 어차피 갚아야 할 돈”이라며 “정부가 적극 나서 영세업체들이 재기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방안을 만들어 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박상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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