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105위·삼성증권 후원)이 세계 랭킹 15위 그리고르 디미트로프(불가리아)를 상대로 분투했으나 아쉽게 역전패를 당했다.

정현은 19일 호주 멜버른 파크의 내셔널 테니스센터 하이센스 아레나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4일째 남자단식 2회전에서 디미트로프에게 1-3(6-1 4-6 4-6 4-6)으로 패했다.

2015년 US오픈에 이어 생애 2번째로 메이저 대회 단식 본선 2회전까지 진출한 정현은 2014년 세계 8위까지 오른 강호 디미트로프를 상대로 1세트서 완승했지만 2세트 이후 고비를 넘지 못하고 역전패했다.

정현은 1세트 초반 디미트로프의 첫 서브 게임에서 한 포인트도 따내지 못한 가운데 내줬고, 이어진 자신의 서브 게임은 더블폴트로 시작하는 등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거의 1만 명이 들어찬 경기장 분위기와 톱 랭커 디미트로프를 상대하는 심적 부담이 겹쳐 위축된 듯한 모습이었지만 정현은 이내 평정심을 가다듬어 거칠 것 없이 상대에게 맹공을 퍼부었다.

상대의 백핸드샷이 연달아 네트에 걸려 두 포인트를 따낸데 이어 시원한 서브 포인트까지 나오면서 게임스코어 1-1로 균형을 맞춘뒤 5게임을 잇달아 따내는 괴력을 발휘하며 첫 세트를 6-1로 따냈다.

디미트로프는 고비마다 실책이 나온 반면 정현은 긴 랠리에서는 거의 매번 점수를 따내는 등 스트로크 대결에서도 상대를 압도했다.

하지만 정현은 이후 매세트 팽팽한 접전을 펼쳤으나 승부처에서 서브 게임을 내주는 등 고비를 넘지 못해 3회전 진출에 실패했다.

정현은 이번 대회 단식 본선 2회전 진출 상금 8만 호주달러(약 7천만원)와 랭킹포인트 45점을 획득했다.

미국 하와이로 이동해 22일 시작하는 챌린저 대회에 출전하는 정현은 이후 귀국해 2월 초 국가대표 경기인 데이비스컵을 준비할 예정이다.

정현은 경기를 마친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1세트를 잘 이겨내 기회가 있었는데 2세트 초반에 흐름을 이어가지 못하는 등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며 “전체적으로는 아쉬움이 남지만 후회 없이 경기를 했기 때문에 굉장히 만족한다”고 밝혔다.

오창원기자/cwoh@joongb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