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겨울철 발병 확진 판정...1만2천그루 매몰

▲ 안성 서운면의 한 배 과수원에서 과수화상병이 발생해 지난 12~16일까지 안성시와 농촌진흥청이 배나무 매몰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안성시청
안성지역에서 과수화상병이 발생해 과수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과수화상병이 겨울철에 발생한 것은 국내 첫 사례로 알려져 관계 당국이 대책마련에 나서는 등 긴장하고 있다.

19일 안성시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안성시 서운면 송정리의 한 배나무 과수원에서 나무가지가 검게 말라죽는 과수화상병 의심 신고가 안성시에 접수됐다.이에 안성시는 농촌진흥청에 시료채취를 의뢰해 검사한 결과, 과수화상병으로 확진판정을 받았다.

이후 두 기관(안성시와 농촌진흥청)은 발생 과수원을 포함해 반경 100m내 과수원 3곳에 대해 매몰 작업에 들어갔다.

작업은 12∼16일까지 진행됐으며 총1만2천773㎡ 면적 내 1만2천여 그루의 배나무를 뿌리채 뽑아 땅에 묻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과수화상병은 배, 사과나무의 꽃과 가지, 열매 등이 불에 탄 것 처럼 검게 변해 말라죽는 강한 전염성을 가진 과수병으로 세균성 ‘에르위니아 아밀로보라(Erwinia amylovora)’ 병원균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일단 균이 과수 나무에 침투하면 빠른 전염속도와 현재까지 뚜렷한 치료약이 없어 발병 과수원 반경 100m이내 모든 과수나무를 매몰 또는 소각해야 하고 향후 5년간 과수나무를 재배할 수 없다.

앞서 지난해 5월∼7월까지 안성 미양면과 서운면 22농가에서 화상병이 발생해 13.88ha 면적의 과수나무를 매몰처분하고 해당 과수원을 폐원 조치하는 등의 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그러나 과일 꽃이 피지 않는 겨울철에 과수화상병이 발생한 것은 이례적이다.

안성시는 지난해 조류인플루엔자(AI)로 양계농가들이 초토화된데다 과수화상병까지 발생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안성지역 배 생산량은 전국 10%, 경기도의 36%를 차지하고 있으며 과수화상병이 서운면과 미양면에 이어 공도읍, 일죽면 등으로 확산될 경우 AI에 이은 최악의 사태를 맞게 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일단 지난해 감염된 것으로 판단되며 현재 타 농가에서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앞으로 예찰활동과 예방약제를 주변 농가들에 배포해 확산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전현준기자/jhj@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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