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뜩한 흡연 경고그림이 붙은 새 담배가 본격적으로 편의점 등 소매점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한달여 전부터 흡연 경고그림을 담은 담뱃갑이 생산됐지만 최근에야 재고가 다 팔린 가게부터 속속 혐오그림이 담긴 담배가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혐오그림이 싫은 흡연자들을 위한 담배케이스 상품이 따로 출시되기도 했다.

22일 인천시 부평구 부평동의 한 편의점에 흡연 위험성을 경고하는 그림이 담긴 담배들이 진열장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진열장에는 아직 재고가 남은 기존 담배들이 더 많았지만 경고그림이 붙은 담배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경고그림이 붙은 담배들은 흡연으로 생긴 구강암, 폐암, 후두암 사진 등이 30%를 차지하고 있다.

편의점 종업원 최모(26)씨는 “기존 재고 담배가 남아있지만 경고그림이 붙은 담배가 속속 판매대로 올라오고 있다”며 “이 때문에 이달 초부터 경고그림 없는 담배를 미리 1보루씩 사가는 손님들도 있다”고 말했다.

흡연자들은 새로운 담뱃갑에 호기심을 보이면서도 꺼림직하다는 반응이다.

최근 경고그림이 인쇄된 담배를 샀다는 김모(35·계양구 작전동)씨는 “실제로 보니 생각보다 끔찍하다”며 “담뱃갑을 밖에 꺼내놓기도 민망할 지경이라 담배케이스 등을 따로 구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흡연자 이모(33·남동구 논현동)씨는 “경고그림이 붙은 담배를 들고 다니기가 꺼림직하다”며 “담배를 별도 담배케이스에 옮겨담는 것도 귀찮아 금연을 해보려 한다”고 했다.

부평지하상가에서 액세서리 판매점을 운영하는 김모(42)씨는 “최근 담배케이스를 찾는 손님들이 부쩍 늘어났다”며 “많이 팔릴 때는 하루 10개 넘게 판매되는 등 요즘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 등에선 담뱃갑 혐오그림으로 흡연율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일각에선 담뱃값 인상 때처럼 반짝 효과에 불과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김상우기자/theexodus@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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