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8대 대통령 선거 당시 박근혜 후보 캠프에서 공동 대변인으로 호흡을 맞춘 조윤선 전 문화체육부 장관과 이상일 전 의원의 엇갈린 운명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조 전 장관과 이 전 의원은 지난 대선 기간 박 후보 선대위의 ‘입’ 역할을 담당했고, 항상 박 후보 곁을 지키며 ‘그림자 수행’을 한 개국공신이다.

하지만 두 사람의 정치적 운명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서서히 달라지기 시작했다.

조 전 장관은 초대 여성가족부 장관과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발탁돼 박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계속 보좌했고, 지난해에는 문화체육부 장관에 오르는 등 현 정부의 신데렐라로 승승장구했다.

반면, 이 전 의원은 박 대통령의 요청으로 비례대표 상위 순번을 받아 19대 국회에 입성, 선대위 대변인으로 활약했지만 정작 정부 출범 후에는 홀대받는 신세가 됐다.

이 전 의원은 선대위 대변인 때부터 ‘쓴소리’도 마다치 않아 눈총을 받았고, 새누리당 대변인 때는 정부 출범 초 고위공직 인사에 비판 논평을 잇달아 내놓았다가 친박(친박근혜)계에 찍혀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후 이 전 의원은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용인 정(丁)에 출마했으나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밀려 야인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한 사람은 양지로, 다른 한 사람은 음지로 향한 채 끝나는 듯했던 두 사람의 운명은 최순실 게이트 사태로 역전의 길로 들어섰다.

승승장구하던 조 전 장관은 최순실 게이트의 한 갈래로 불거진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한순간에 침몰하고 말았다.

현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예술계 인사 9천400여명의 리스트가 공개되자 조 전 장관이 리스트 작성을 주도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결국, 조 전 장관은 블랙리스트 작성 및 운용에 관여한 혐의가 인정돼 현재 구속수감된 상태다.

반면, 이상일 전 의원은 대권주자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귀국을 계기로 부활의 날개를 펴고 있다.

반 전 총장이 직접 출근하는 마포팀에 합류한 이 전 의원은 정무 분야를 맡아 언론 대응은 물론 반 전 총장에게 조언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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