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치른 ‘올스타전 전쟁’은 농구와 배구 모두의 승리로 끝났다.

프로농구와 프로배구는 22일 같은 날 올스타전을 치렀다.

농구와 배구가 같은 날 올스타전을 연 건 2007년(3월 1일) 이후 10년 만이다.

한국농구연맹(KBL)과 한국배구연맹(KOVO) 모두 ‘우연’임을 강조하며 “서로를 의식하지 않겠다”고 조심스러워했다.

상대를 의식하다가 결과가 더 대조되는 걸 피하려는 의도도 있었다.

하지만 기우였다.

올스타전은 관중 동원과 내용 면에서 농구와 배구 모두 성공적이었다. 승자가 따로 없었고, 두 종목이 함께 웃은 ‘윈윈’이었다.

사상 최초로 부산에서 열린 2016~2017 프로농구 올스타전은 좌석이 매진되고 입석까지 팔릴 정도로 대성황을 이뤘다.

1만1천700석이 모두 팔려 입석 관객들까지 들어오는 등 총 1만2천128명이 부산 사직체육관을 찾았다.

2016~2017 프로배구 V리그 올스타전이 열린 천안 유관순 체육관도 마찬가지였다. 규모만 작을 뿐, 입석까지 팔렸다.

예매표가 매진된 상황에서 KOVO는 이날 현장 판매분 500장을 남겨뒀다. 표를 구하려는 팬들이 유관순 체육관 앞으로 모였고, 판매 시작 30분 만에 모두 팔렸다. 정원이 4천500명인 유관순 체육관에 이날 5천33명의 팬이 모였다.

농구와 배구가 같은 날 올스타전을 치르다 보니, 준비가 더 철저해지는 효과도 있었다.

프로농구는 올스타전 전날 팬 100여 명과 선수가 함께 기차를 타고 부산으로 내려가는 이벤트를 열었다. 올스타전에서는 선수들이 가면을 쓰고 노래 실력을 뽐낸 ‘복면가왕’도 치렀다. KOVO는 선수가 팬의 소원을 들어주는 ‘소원을 말해봐’를 열고, 팬투표 최고 인기상 시상을 팬이 하는 등 ‘배구장에서 팬이 함께 즐기는 시간’을 마련했다.

선수들의 의욕도 강했다.

농구와 배구 선수 모두 화려한 경기력과 몸을 던지는 세리머니로 즐거움을 선사했다.

배구 올스타전 팬 투표 남자부 1위 전광인(한국전력)은 “같은 날에 농구와 배구올스타전이 열리니 선수들은 부담을 느낄 수 있다. 나도 팬들께서 ‘배구장이 농구장보다 재밌구나’라는 생각이 들도록 팬 서비스를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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