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3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지타워 내 유엔 산하기구인 아시아 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UNESCAP)를 방문해 관계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
민생행보를 이어 온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이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국제기구 직원들을 대상으로 비공개 강연을 진행했다.

반 전 총장은 최근 여러 강연에서의 발언으로 인한 논란을 의식해서인지 정치적 질문에 대해서는 일절 함구했다.

반 전 총장은 23일 오후 1시45분 유엔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 동북아사무소(UNESCAP)가 송도 G타워에서 개최한 간담회에 참석해 국제기구 관계자 200명을 대상으로 강연을 진행했다.

이날 참석자 중 정치권 관계자는 이곳이 지역구인 새누리당 민경욱(인천 연수을) 국회의원과 고진섭 인천시 정무특보가 참석했다.

반 전 총장은 인천을 방문한 이유에 대해 “유엔 사무총장 임기를 끝내고 유엔 직원들이 많은 이곳을 찾아 인사를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 방문했다”며 “녹색기후기금 관련 직원들의 활동이 늘어나는 등 직원 수도 많이 늘었고 활동도 더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의 송도 방문은 지난 2015년 5월 송도 ‘2015 세계교육포럼’(WEF)에 참석한 이후 2년 만이다.

그는 “정부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파리기후변화협약에 기여하고 청년실업과 양성평등 문제에 대해서도 노력해 달라”며 “인천이 날로 발전하고 있는 등 국제도시 면모를 갖추고 있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반 전 총장은 차기 대선 경쟁에서 선두를 다퉜던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지지율 격차가 벌어진 상황인데도 정치적 행보에 대해선 일절 대답하지 않았다.

최근 반 전 총장은 조선대 공개 강연에서 광주 정신을 말하며 ‘고 충렬공’을 ‘이 충렬공’으로 언급하고, 청년 주거 정책에 대한 질문에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 “나도 좋은 호텔에서 지내다가 요즘은 화장실이 하나밖에 없는 한옥 온돌방에서 잠을 자는 체험을 하고 있다”등의 발언을 쏟아내 논란이 일고 있다.

반 전 총장 측 관계자는 “이번 송도 방문은 유엔기구에 초대를 받아 온 것이지 정치적 논의를 위한 자리가 아니다”라며 “주최 측에서 비공개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한편, 반 전 총장은 현행 공직선거법상 대통령 피선거권이 없다는 견해가 법학계에서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13일 피선거권이 있다고 내린 유권해석도 개별 실무자 선에서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기정·주재홍기자/ckj@joongboo.com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