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이 바쁜 대선행보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정치적 방향을 제시하지 않으면서 인천지역 정치권도 반 전 총장 움직임을 따라 눈치작전을 펼치고 있다.

24일 인천 정가에 따르면 반 전 총장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인사를 접촉하고 있지만 정치적 입장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반 전 총장을 지지하는 인천지역 정치권 관계자들은 반 전 총장의 구체적 입장을 알 수 없어 ‘쉬쉬’하는 상태다.

최근 반 전 총장의 행보에 모습을 보이는 인천지역 국회의원은 새누리당 민경욱 의원(인천 연수을)이다.

반 전 총장은 지난 23일 오전 민 의원 등 새누리당 초·재선 의원 9명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이어 반 전 총장이 이날 오후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국제기구 직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비공개 강연에서도 민 의원이 참석했다.

민 의원은 “앵커 시절과 워싱턴 특파원 때, 대변인일 때도 반 전 총장을 만난데다 고향이 충청북도인 점도 같다”며 “개인적 친분 때문에 강연을 찾은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총선에서 새누리당 공천을 받아 인천 중·동·강화·옹진 후보로 출마했던 배준영 전 국회부대변인은 반 전 총장을 지지하는 모양새다.

배 전 국회부대변인은 “반 전 총장의 정치적 이념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며 “아직 최종 거취에 대해서는 결정하지 못했다”고 했다.

새누리당 인천시의회 시의원들의 눈치싸움은 더 치열하다.

일부 시의원들은 최순실 국정농단 등 새누리당에서 정권을 창출하지 못할 것을 우려해 반 전 총장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바른정당 소속 모 시의원은 “반 전 총장을 지지하는 새누리당 시의원들이 많지만 공천권이 당협위원장에게 있어 눈치를 보고 있다”며 “반 전 총장이 바른정당에 입당하면 줄줄이 탈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기정·주재홍기자/ckj@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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