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마리 유기견·유기묘의 안식처인 포천시 ‘애신동산’이 추운겨울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포천시 신북면의 한 야산에 있는 유기견 보호소 ‘애신동산’에는 유기견과 고양이 750마리가 살고 있다.

거리를 떠돌다 다쳐 구조된 강아지, 새끼 때 박스에 담겨 버려진 고양이 등 사연은 다양하다.

이런 유기견과 고양이 들이 결국 포획돼 안락사 되는 현실을 안타까워한 이애신(83·여)씨가 약 28년전 산속에 천막을 짓고 보호하며 애신동산이 시작됐다.

이 원장 등 봉사자 4명이 상주하며 밥을 주고, 치료하고 견사를 고치는 등 개들을 돌보고 있다.

주말이면 정기적으로 활동하는 봉사자들이 찾아 일손을 돕기도 한다. 휴일, 명절도 예외는 아니다.

시설은 열악하지만 견사마다 강아지 이름이 표시된 팻말과 추위를 피하기 위한 비닐 천막과 담요 등이 놓여 있어 봉사자들의 애정을 짐작할 수 있다.

시설은 봉사자들과 후원자들의 후원으로 운영된다. 한 달에 사료 값만 200만∼300만 원 이상 나오고 병든 개도 많아 병원비도 만만치 않아 항상 재정이 빠듯하다.

사료는 외상으로 구입했다가 후원금이 많이 들어오면 한번에 값는 식으로 버티고 있다.

하지만 강아지들의 미래는 이제 불투명한 상태다.

원장인 이애신씨는 2013년 무렵 보호소 시설을 늘리기 위해 다른 봉사자에게 5천만 원을 받아 땅을 샀는데 이 돈이 말썽이 된 것이다.

이 원장은 이 돈을 기부받았다고 주장했지만, 봉사자는 빌려줬다며 맞섰다. 결국 사기 혐의로 기소된 이 원장은 6개월간 감옥살이를 해야 했다.

이 원장과 다른 봉사자가 십시일반으로 모아 산 보호소 부지는 경매로 넘어갔다. 땅은 약 1억1천만 원에 팔렸고 새 토지 소유주는 보호소 철거를 요구하고 있다.

이 원장과 함께 시설을 운영 중인 윤 부원장은 “땅 주인은 당연히 재산권을 행사하는 것이지만, 지금 당장 이 많은 강아지를 옮길 곳이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며 “토지 소유주가 계속 찾아오시는데 너무 죄송스럽다”고 토로했다.

설 연휴에도 보호소를 지킨 그는 “지금도 많은 분이 보호소를 돕고 있지만, 남은 강아지들이 존엄성 있게 살다 죽을 수 있도록 관심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서희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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