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성시가 지난해 10월부터 안성천 안성대교에 조성하고 있는 안성을 형상화한 조형물이 예산낭비라는 논란에 휩싸였다. 사진=안성시청
안성시가 안성대교를 재건축하는 과정에서 전체 사업비의 66%를 차지하는 조형물을 설치해 예산낭비 논란이 일고 있다.

31일 안성시에 따르면 시는 안성천 안성대교의 시설 노후화와 주변 성남, 신흥동 등 구도심 지역들의 미관을 개선한다는 목적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아치형 조형물 설치 공사에 착수했다.

설치공사는 대교 중앙에 안성을 상징하는 영문자 A자와 비전을 뜻하는 V자를 형상화한 높이 30m의 아치형 철골 조형물을 세우고 난간에는 무지개를 뜻하는 철 구조물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해당 공사에는 안성대교 포장과 철골 구조물 설치등에 총 12여억 원(경기도 특별조정보조금 포함)의 예산이 투입됐고, 오는 2월 28일 완공을 앞두고 있다.

시는 공사완료 후 안성대교가 지역 랜드마크로 부상하는 것은 물론 농촌중심지 활성화사업(성남, 신흥동 일원)과 연계한 구도심 지역 활성화에도 중추적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인근 아양택지지구 개발 완료 후 안성천 시민공원과 연계한 지역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크게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 내 시민단체들은 안성시가 지역 현안사항인 복지사업 등은 배제한 채 도심 경관사업 등에만 치중하고 있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게다가 대교의 길이가 80m에 불과한 다리를 재건축하면서 전체 사업비의 60%가 넘는 조형물을 설치하는 것 자체가 전형적인 보여주기식 행정이라는 주장이다.

강병권 안성시민연대공동대표는 “조형물 사업예산은 당초 시가 노후화된 대교의 안전을 확보한다는 목적으로 확보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안전진단 결과, 문제가 없다는 판정이 나오자 갑자기 예산을 경관사업예산으로 전용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시가 경관사업에 치중하는 만큼 어려운 농촌지역과 소외계층들을 위한 복지사업 등은 외면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관계자는“안성대교 조형물은 안성시민의 미래지향적인 열정을 역동적으로 표현한 형상”이라며 “부정적인 시각보다는 시의 비전과 행복을 추구하는 의미로 해석해 달라”고 답변했다.

전현준기자/jhj@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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