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챔피언 안산 OK저축은행이 프로배구 V리그 2016~2017 시즌에서 자존심을 구겼다.

OK저축은행은 지난달 30일 현대캐피탈에 0―3으로 패하면서 승점13(4승22패)에 머물러 남은 경기에 관계없이 플레이오프행이 좌절됐다.

OK저축은행은 이날 치욕적인 8연패도 당했다.

2014년 3월 안산시로 연고지를 이전한 OK저축은행은 2014~2015, 2015~2016 시즌을 제패하며 2연패를 달성하는 등 팬과 더불어 함께 성장했다.

하지만 OK저축은행은 올 시즌부터 V리그 남자부에도 시행된 트라이아웃 제도에 직격탄을 맞았다.

외국인 선수 몸값이 확 떨어지면서 ‘특급 용병’ 로버트랜디 시몬(30·쿠바)이 한국을 떠난 것이 불행의 시작이었다.

시몬을 떠나보낸 OK저축은행은 유독 ‘용병 운’이 따르지 않았다.

롤란도 세페다(쿠바)와 올 시즌을 함께할 예정이었지만, 그가 핀란드에서 성폭행 사건에 연루되면서 급히 마르코 보이치(몬테네그로)를 대신 영입했다.

이런 마르코가 기대에 못 미치자 시즌 도중 급히 데려온 선수가 모하메드 알 하치대디(모로코)다.

모하메드는 지난해 12월 3일 대한항공과 경기에서 34득점(공격 성공률 50.8%)의화려한 데뷔전을 치렀지만, 그에 대한 상대 팀들의 분석이 끝나면서 차츰 평범한 선수가 돼갔다.

여기에 주전 국내 선수들도 제 몫을 해내지 못했다.

토종 에이스 송명근, 센터 박원빈까지 부상으로 신음하면서 올 시즌 OK저축은행한테서 챔피언의 위용을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이로인해 OK저축은행은 일찌감치 ‘봄배구’를 느껴보지 못하게 됐다.

김세진 감독과 선수들이 더 이상 추락하지 않고 얼마나 자존심을 회복하며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을지가 관심이다.

오창원기자/cwoh@joongboo.com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